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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백령도 무궁화

신라 효공왕이 최치원을 시켜 당나라에 보낸 국서나 중국의 ‘구당서(舊唐書)’를 보면 신라를 가리켜 ‘무궁화의 나라(槿花鄕)’라고 기록하고 있다. 또 중국의 고대 지리서인 ‘산해경(山海經)’과 ‘고금주(古今注)’에서도 무궁화가 많은 나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을 보면 무궁화는 우리나라와 불가분의 관계임을 알 수가 있다. 그래서일까. 무궁화를 어느 특정한 시기에 나라꽃(國花)으로 결정하지 않았는데도 무궁화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분명한 우리 꽃으로 인정하고 있다. 구한말 영국인 신부인 리처드 러트(Richard Rutt)가 쓴 ‘풍류한국’을 보더라도 “프랑스, 영국, 중국 등 세계의 모든 나라꽃이 그들의 황실이나 귀족의 상징이 전체 국민의 꽃으로 결정돼진데에 반해 조선의 국화(國花)는 유일하게도 황실의 꽃인 이화(李花)가 아닌 백성의 꽃 무궁화로 정해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무궁화가 성경에서는 ‘샤론의 장미'(rose of Sharon)’라고 불리는데 아가서 2장 1절에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받는 성도를 상징하는 꽃으로 등장한다. 우리나라에서 8번째로 큰 섬인 백령도는 한국 기독교사에 있어 중요한 지역이다. 북한에 있는 소래교회 다음으로 세워진 중화동 교회는 무려 112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1898년 6월 허득이란 사람이 자신이 세운 서당에서 창립예배를 본 것이 계기가 된 중화동교회의 초대 담임목사는 연세대의 설립자이기도 한 언더우드 박사다.

이렇듯 오랜 연륜을 자랑하는 중화동 교회 앞에 우연인지는 몰라도 ‘샤론의 장미’인 오래된 무궁화가 있다. 요즘 이 나무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는데 이는 다름 아닌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가치가 있느냐의 여부를 놓고 문화재청이 현장 조사를 벌였다고 해서다. 이 백령도 무궁화는 수령이 100년 전후로 알려진다. 남한에서 가장 오래됐다는 남원시 산동면 대산리의 무궁화와 비슷한 크기다. 무궁화는 국화인데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적이 없어 이번에 보존 가치가 인정되면 첫 지정 사례가 된다. 일제가 의도적으로 무궁화를 훼손해 100년을 넘긴 나무가 없다는 얘기도 있는 만큼 이 기회에 그 가치를 인정받았으면 한다.

/이해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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