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까지만 해도 한통에 1만5천원이라는 엄청난 가격으로 국민들을 움츠리게 했던 배추가격이 급락하고 있다는 보도다. 또 이달 초까지만 해도 평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던 배추 출하량도 최근 평년 수준을 되찾았다고 한다. 본보 (22일자 1면 보도)에 따르면 천정부지로 끝을 치솟던 채소가격이 최근 가파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배추가격이 인하되면서 다른 채소들도 하향 안정세로 돌아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실제로 지난 21일 농협수원유통센터에 판매된 배추 가격은 3포기 1망에 6천900원이었다고 한다.
배추 1포기에 2천300원인 셈이니 1만5천원에 비하면 엄청나게 하락한 셈이다. 이는 소비는 일정한 반면 산지 출하량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 지난해에 비하면 아직까지는 3배 정도 비싼 수준이다. 하지만 김장용 배추가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12월이면 배추 값이 폭락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배추파동을 거치면서 농민들이 배추를 많이 파종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배추 파종면적은 지난해에 비해 15% 가량 증가했고 작황도 좋아지고 있어 월동배추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20%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정부의 근시안적인 정책으로 중국산 배추를 마구 들여오면서 폐기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실제로 비싼 돈을 주고 들여온 중국산 배추는 잘 팔리지 않고 남아 있어 폐기직전의 운명에 처해 있는 것이다. 수입배추 가격이 국내산의 20%도 안 되는 수준인데도 사겠다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단다. 상인들은 중국산 배추를 사갈 것으로 예상했던 김치공장이나 식당에서 수입배추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지금껏 국산김치를 고집해 왔던 업체들이 하루아침에 중국산으로 바꾸면서 이미지 실추를 불러올리는 없다. 정부는 이걸 생각 못했을까? 이제 중국에서 수입해 온 배추가 폐기를 걱정해야하는 애물단지가 됐듯이 얼마 전까지 ‘금배추’라고까지 불려지던 우리나라 배추도 폭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관계기관에 따르면 월동배추 생산량은 지난해에 비해 5~6만톤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 때문에 가을배추와 월동배추 조기 출하물량이 겹치는 12월 중순 이후부터 배추가격은 평년보다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보나마나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뻔할 것이다. 우선 ‘범국민적 배추 소비 확대 운동’을 펼칠 것이고 공무원이나 관변단체 회원들을 대상으로 ‘김장 김치 한포기 더 담그기’를 권유할 것이다. 언제까지 우리나라 농업정책이 이래야할까? 참으로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