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군 자치단체가 운영중인 직장운동부에 칼 바람이 불고 있다. 예산부족을 이유로 아예 운동부 자체를 없애거나 선수를 줄이는 방안이 강구되면서 체육계의 반발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에 직장운동부에 대한 면밀한 내부 점검을 통해 불필요한 부분을 조정하는 선별작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직장운동부 축소, 폐지 방안이 전해지면서 경기도내 운동부 관계자들은 체육웅도의 이미지에 크게 손상이 간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제91회 전국체육대회 종합우승이라는 금자탑을 달성하고도 체육계 구조조정 이라는 된서리를 맞게 됐다며 허탈해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재정 형편이 어려운 기초단체에서는 직장운동부 축소를 공식화 하고 있어 충돌도 예상된다. 단체장 취임 이후 ‘모라토리엄’ 선언 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놓고 긴축재정을 운영중인 성남시는 팀 해체라는 강수를 두고 있다. 성남시는 15개 종목으로 운영중인 직장운동경기부 가운데 하키, 펜싱, 육상 등 3개 종목만 남기고 12개 종목을 아예 폐지할 계획이다.
이같은 계획이 확정되면 5천500만~6천만 원에 달하는 선수와 지도자의 연봉과 운영비 등으로 올해 83억원이 든 직장운동부 예산을 25억원 가량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성남시와 성남시 체육회가 미리 각 종목 감독들에게 운동경기부 구조조정 소식을 전달했지만, 충격을 받은 일부 종목 감독과 선수들은 대한체육회 등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경기도내에서 가장 많은 23개 직장운동경기부를 운영중인 수원시는 내년도 운동경기부 예산을 올해(172억원)보다 20억원 가량 줄일 계획이다. 축구, 유도, 씨름, 배드민턴 등 23개 종목에 선수와 지도자를 포함해 254명을 이끄는 수원시 입장에서는 연간 100억원이 넘게 들어가는 운영비가 많은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수원시는 팀 해체라는 극약처방 대신 종목별 선수를 줄이는 방법으로 운동경기부의 몸집을 줄여나가기로 했다. 현재 어느 종목에서 어떤 선수를 줄일지 분석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일부 시·군에서 직장운동경기부의 구조조정을 통해 예산을 절감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시·군에 소속돼 활동해 온 많은 수의 운동선수들과 지도자들이 올해는 추운 겨울을 맞게 될 전망이다. 해당 시·군 관계자들은 재정형편상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하고 있지만 재계약을 앞두고 있는 운동부 관계자들은 생계와 체육인의 명예와 직결되는 일이라며 좌불안석이다.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