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일주일에 한 번씩 지역 사회 청소년지원센터에서 청소년들의 친구로서 상담 및 심리평가 등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을 통해 진퇴양란의 아동청소년에게 지지행동을 형성하고 있다.
센터에서는 지역사회 어려운 청소년 발굴상담 및 교육 등을 하며 아이들이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부모님께 적절한 서비스를 연결하는 등의 역할을 지원한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은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받으며, 특히 가정의 역할이 가장 크다. 학생이 기관에서 아무리 좋은 훈련을 받았더라도 가정의 이해와 협조 등이 뒷받침이 안 된다면 효과가 없다.
그러한 이유로 센터에서는 부모들의 가치관을 정립하고, 가정의 교육적 기능을 회복하도록 돕고, 자녀교육의 개념을 재정립해 부모를 대상으로 바람직한 부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즉 집단상담 프로그램과 다양한 내용의 부모 교육을 통해 발달 시기에 필요한 아동의 특징과 이해, 그리고 효과적인 부모 역할 및 태도를 학습하며 부모와 자녀의 성격유형을 이해함으로써 갈등 및 대립의 원인 및 차이에 대한 게임의 장을 제공하기도 한다.
부모는 자녀를 양육, 훈육, 교육하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자녀에 대한 부모의 영향력이 부모에 대한 자녀의 영향력보다 더 크다. 그러므로 자녀에 대한 부모의 바람직한 의사소통 방법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부모는 부모 자신이 즐겁고 평안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자녀에게 온정적으로 대하고 자녀의 이야기에 대해 관심과 경청, 신뢰와 존중을 보여줘야 하며, 격려와 칭찬, 유머와 간결한 표현의 긍정적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다.
많은 연구에서도 자녀가 기억하는 부모의 모습과 현재 자녀의 심리적 기능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보고가 있다.
거절하지 않고 지지적이고 지나치게 간섭하지 않는 부모밑에서 자란 사람은 활달하고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며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경향이 있다.
아동의 발달경로를 정상에서 이탈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은 아동을 구박하거나 학대하거나 과잉보호하거나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부모에게 있다.
반면에 따뜻하고 애정이 많고 잘 놀아주고 지지적이고 자녀의 주도성과 탐색욕구를 존중해 주는 부모는 자녀를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심리사회적으로 성숙하고 창조적인 사람으로 양육하는 경향이 있다.
병리적인 의사소통은 간간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반복되고 있기 때문에 불안전 애착의 중요한 요인이 된다.
위로 받고 싶은 아동을 야단치는 부모는 아동의 요구를 들어주면 자아개념이나 자아존중감에 해롭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부모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현실을 바꿔 놓기 위해 아동이 경험하는 감정을 쓸데없는 것으로 취급한다.
어떤 부모 또는 양육자는 항상 자녀를 비판해 자녀의 자기 존중감에 상처를 준다. 아동기때 비생산적인 비판을 받으며 자란 사람은 어떠한 비판에도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병리를 유발하는 부모는 흔히 적대적, 거부적, 징벌적, 가학적, 통제적이며 혹은 자녀에게 얽매여 있거나 양가적인 특징이 있다.
경우에 따라 이런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은 하루에도 여러 번 반복된다.
결과적으로 아동의 자기존중감과 자신감이 손상되며 아동은 과도하게 죄의식이나 수치심을 느끼고 자신의 생각과 지각을 불신하고 인지적으로 혼란스러워 한다.
유명한 게임이론인 ‘죄수의 딜레마’에서는 개인 간의 갈등이 어떻게 해결되는 것이 상호 이익이 되는가를 보여준다.
상대를 배신하느냐 배려하느냐에 따른 손익 계산을 위한 두 죄수의 두뇌 싸움만큼 부모와 자녀간에도 매일 보이지 않는 심리싸움이 전개된다. 서로가 상처를 받거나, 어느 한 쪽이 이기거나 지거나 그리고 양쪽 다 이기는 상황이 펼쳐진다.
이런 신경전은 결국 양쪽 다 상처 뿐인 승리를 가져다준다. 부모의 자녀에 대한 섭섭함은 자녀에게는 부모에 대한 불신으로 나타난다.
이래서 자녀교육은 힘들다. 좋은 부모란 아동청소년을 존중해 주고 공감해 주며 적절한 시기에 적절하게 반응해 주고 자녀와 갈등이 발생하면 협상할 줄 아는 부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