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국내 환수를 위해 범시민적인 차원에서 추진돼 온 이천오층석탑의 제자리 찾기 노력이 이번에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병돈 이천시장을 비롯해 이상구 이천오층석탑반환 환수위원장 등 이천시 각 사회단체가 일본 오쿠라호텔 내 소장된 이천오층석탑 환수를 위해 지난 7월 21일 오쿠라문화재단과 1차 공식 면담을 가진데 이어 오는 29일 2차 면담을 위해 출국하기 때문이다.
이보다 앞서 비공식 면담은 지난 4월 20일과 국제심포지엄 등을 통해 수 차례 가졌지만 지금까지 특별한 진전은 없는 상태여서 이번 면담에 시민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지난 8월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가 한·일 강제병합 100주년 담화를 통해 ‘조선왕실의궤’ 등 일본이 강탈한 문화재를 한국에 넘기겠다고 밝힌데 이어 이의 연내 반환이 유력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천오층석탑의 송환가능성은 그 어느 때 보다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처럼 이천오층석탑의 환수가 관심을 끄는 것은 성사여부에 따라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약탈해 간 수 만 점의 우리 문화재에 대해 민간차원의 선례를 남기게 된다는 점에서다. 물론 이번 면담에서 오쿠라재단의 결단이 필요하겠지만 일본의 양식있는 학자나 유력 언론들도 반환에 긍정적인 입장인데다 한일 강제병합 100년이라는 점에서 오쿠라측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천시 관고동에 있던 이천오층석탑은 일제강점기인 ‘조선물산공진회’라는 이름으로 박람회를 열었던 1915년 경복궁으로 옮겨졌다가 1918년 토목·건축사업을 주도하던 오쿠라 기하치로(大倉喜八郞)에 의해 일본으로 옮겨졌다. 현재는 오쿠라재단이 운영하는 사설박물관인 오쿠라 ‘슈코칸(集古館)’에 전시돼 있다.
이번 면담에서 오쿠라측이 석탑의 반환에 긍정적인 면을 보인다면 환수는 급진전 되겠지만 부정적인 면을 보인다면 자칫 양국간 국가적 문제로까지 비화될 소지마저 있다. 오쿠라측은 “이미 100년 가까이 소중하게 관리해온 만큼 지금의 장소에서 보관하고 싶다”는 일관된 자세를 보이고 있어 환수 여부는 아직 속단하기 어렵다.이달 초 경기도는 이천오층석탑이 반환돼 이천에 다시 세워질 경우 부지 조성비와 행정지원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제 이천오층석탑의 환수문제는 이천시만이 아닌 범도민적, 아니 범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셈이다. 이처럼 이천오층석탑 환수에 따른 열망이 큰 만큼 반드시 성사시켜 한일우호관계를 개선하는데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