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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성공적인 G20을 위한 소박한 제언

세분화된 인사법 발달
전통 인사방법 활용을

 

얼마 전 해외에 다녀올 일이 있어 며칠 만에 공항에 돌아오는 날 반가운 마음에 공항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하지만 딱딱하고 사무적인 모습을 보면서 외국의 공항에 갔을 때의 모습이 생각났다.

외국의 공항에 가보면 여행을 왔다는 들뜬 마음도 있기도 하지만 낯선 곳이라는 두려움에 공항에서의 입국절차는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그런 첫 인상을 상냥한 미소와 웃는 모습으로 긴장을 풀어주고 새로운 곳, 낯선 곳에 대한 첫인상을 잊지 못할 것으로 만들어 주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의 공항에서의 입국절차를 보면 같은 민족임에도 딱딱한 인상으로 즐거웠던 여행을 우울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기도 하다.

내 고국임에도 그런 기분이 드는데 외국인들이 보기에는 얼마나 더 딱딱하고 첫인상을 두렵게 만들겠는가?

우리나라의 인사예절을 살펴보면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세분화된 인사법이 발달돼 있었다.

우선 우리의 인사법인 절이라는 말 자체를 살펴본다면, 절이라는 말 자체가 발을 절거나 허리를 절(折)해서 몸을 낮춘다는 데서 비롯되고 있다고 한다. 삼국시대 이래 가장 보편화돼 있던 인사법인 읍(揖)도 그렇다.

허리를 굽혀 오른손 왼손을 맞잡아 위아래로 수직 이동함으로써 공경도를 나타내는 것이 마치 자동차 기어 넣듯 한다. 가슴 높이까지 올리는 것을 토읍(土揖,) 입 높이까지 올리는 것을 시읍(時揖), 눈 위까지 올리는 것을 천읍(天揖)이라 해서 공경하는 농도를 달리했던 것이다.

절에 대한 법도도 컴퓨터로 분류해야 할 만큼 복잡했던 그야말로 예의지국이었다. 나보다 20세 위로 아버지뻘이 되는 사람을 존자(尊者), 10세 위로 형님뻘이 되는 사람을 장자(長者), 나보다 약간 나이가 많거나 적은 사람을 적자(敵者), 10세 아래를 소자(少者), 20세 아래를 유자(幼者)라 했다.

그리해서 존자가 먼 길 떠날 때 찾아가 절하는 것을 사(辭), 먼 길에서 돌아왔을 때 찾아가 뵙는 것을 견(見), 경사가 있으면 찾아가 절하는 것을 하(賀), 호의를 베풀었을 때 찾아가 절하는 것을 사(謝)라 해서 네 가지 인사가 의무화돼 있었다.

이처럼 존자, 장자, 적자, 소자, 유자의 5등 인간 사이에 인사법이 차등 있게 또 복잡하게 맥락 돼 있었던 것이다.

이를테면 인사를 받는 위치도 방안이냐, 마루냐, 뜨락 이냐, 마당이냐, 중문(中門)이냐, 대문(大門)이냐, 이 존유(尊幼) 등급에 따라 달랐으며, 존자를 배웅할 때 대문에서 백 보 이상 걸어간 다음에야 돌아서 돌아온다든지, 인사문화가 우리나라처럼 발달한 나라도 없었다.

이렇듯 역사적으로 인사가 발달했던 우리나라가 지금은 이토록 딱딱한 첫인상을 주는 나라가 됐는지 착잡하기 그지없다.

이제 우리나라도 G20 회의를 개최할 정도로 국력이 발전하고 세계에 우리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러한 우리의 위상을 높이는데 친절한 미소와 우리 전통의 인사법으로 그 예의범절을 다한다면 더욱 성공적인 G20 회의를 개최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근래에 와서 각국 초·중·고교에서도 인사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리고 있다.

G20 회의 개최로 모쪼록 예전의 인사 예의범절의 명성을 되찾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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