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화성연구회는 참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인 단체다. 지난 1998년 ‘화성사람모임(화사모)’이란 이름으로 창립됐다가 2000년에 사단법인 화성연구회로 변신한 뒤 오늘에 이르고 있다. 초대 이사장은 박생광 화백의 ‘국보급’ 그림과 전혁림 화백의 대작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김이환 이영미술관 관장이 맡았다. 현재 회원은 180여 명인데 역사 전공자와 문인, 건축가, 도시계획 전문가, 공직자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물론 주부, 회사원, 사업가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해 활동하고 있다.
언뜻 보면 섞이기 어려운 사람들이지만 이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은 ‘화성사랑’의 열정이다. 그래서 회원들은 역사연구를 통해, 건축을 통해, 문학작품을 통해, 도시계획을 통해 화성과 수원의 가치를 연구하고 이를 홍보하거나 실행 한다. 이 모임은 활발한 활동의 결과로 정부로부터 ‘대한민국 문화유산상’ 대통령상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전국 문화재지킴이 대회를 수원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하기도 했다. 또 화성관련 세미나나 심포지엄, 방문교사 교육, 화성 바로알기 시민강좌, ‘알기 쉬운 화성길라잡이’ 책 발간 등과 국내·외 성곽비교답사 등 학술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특히 화성연구회는 또 화성 내 미복원 시설에 대한 연구조시를 통해 성신사와 여민각 복원의 단초도 제공한 바 있다. 화성연구회에 가입한 후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도 상당히 많은데 재미있는 것은 학위 논문의 주제가 대부분 화성과 수원이라는 것이다. 회원들은 화성연구와 보존·홍보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다. 화성사랑만큼이나 뜨거운 이웃사랑의 마음도 갖고 있다. 지난 10월 30일부터 오는 4일까지 팔달문 옆 가빈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나눔 바자회’가 그것이다. 지난 1월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이 바자회에는 회원들이 기증한 유명작가의 작품과 생필품, 고서적, 희귀한 기념품, 해외 여행 구입 물품, 도서류 등이 염가에 판매된다.
바자회 수익금으로는 생필품을 구입해 수원화성 인근의 불우이웃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란다. 그야말로 정조의 위민정신인 ‘인인화락(人人和樂)’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이 아름다운 행사에는 수원문화원, 수원화성문화재단, 수원예총 등 각 단체 관계자들도 참여해 흔쾌히 아끼던 물건들을 내놓고 있다. 이 행사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한다. 시간이 되면 바자회장에 가서 따듯한 마음이 담긴 물건들을 골라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