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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학부모 소환제

셀린저의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은 주인공 홀든 콜필드가 학교에서 퇴학당해 집으로 돌아오기 까지 며칠간 겪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질풍과 노도’로 표현되는 청소년기의 주인공을 통해 사회의 거짓과 위선을 꼬집는데 여기서 콜필드는 냉소적인 반항아의 대명사라 할 만 하다. 마크 채프먼이 존 레논을 암살하던 순간 그의 손에 이 책이 들려 있었다. 암살 동기를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거짓과 위선에 대한 콜필드의 절규 때문이다”.

‘에덴의 동쪽’ 등을 연출한 엘리아 카잔 감독이 소설을 영화화하려고 했지만 작가인 셀린저는 “콜필드가 싫어할까봐 두렵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발표된 지 50년이 넘었어도 매년 30만부 이상이 팔린다는 스테디셀러인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유래된 ‘콜필드 신드롬’은 바로 사회에 냉소적인 10대들을 가리키는 용어가 됐다.

영화화 돼 잘 알려진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이문열이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내용은 이렇다. 1960년대 4·19 혁명 전후 시골 초등학교로 전학 간 주인공 한병태가 독재자(?) 엄석대의 권력에 저항한다. 그러나 학급이라는 집단 속에서 홀로 소외된 병태는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저항하는 것을 포기한다. 하지만 의외로 석대는 병태에게 특별대우를 해준다. 그러나 새 담임선생님의 부임 이후 석대가 그때까지 부정행위로 전교 1등을 유지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석대의 비행이 속속들이 드러남으로써 학교에서 쫓겨난다.

체벌금지 법제화를 추진 중인 교육과학기술부가 대체수단으로서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이는 ‘학부모 소환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교과부가 마련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의 기본 방향은 학생에게 가해지는 직접적인 체벌금지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관건은 체벌의 대체수단으로 미국 등에서 시행되고 있는 ‘학부모 소환제’를 우리 학교 현장에 접목시킬지의 여부다. 이런 ‘학부모 소환제’를 놓고 우리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등 말들이 많지만 예전 ‘부모님 모셔와’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교육 못잖게 가정교육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해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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