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의 형국으로 긴밀한 협상보다는 밀어부치기식 일방 의정으로 비판을 받아온 경기도의회가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자료분석 등 감사준비 보다는 관광성 해외연수에 이어 체육대회를 개최하는 등 놀자판 도의회로 전락하고 있어 도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고 한다.
도의회 각 상임위가 거의 동시에 실시한 겹치기 해외연수로 논란을 빚었던 지난달 22일은 1차 행정사무감사 요구자료 제출시한이었다. 그러나 이틀 전인 20일 행정안전위원회의 일본 연수를 시작으로 대다수의 위원회가 25일까지 해외연수를 떠난 것이다. 따라서 상당수 의원들의 자료요구가 늦어진데다 상임위별 연수가 겹쳐지면서 22일까지 단 한 건의 행정감사 자료 요구도 도청으로 전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하니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든다. 도의회는 해외연수로 자료제출 시한을 넘겨 지난달 26일까지 3천290여건의 감사 요구자료를 도에 요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도의회는 초선의원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자료요청 부실과 검토시간 부족 등으로 오는 15일부터 열릴 예정인 행정사무감사가 ‘부실’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도의회는 이같은 행정감사 부실우려 속에서도 5일 도의원들이 참여하는 체육행사를 강행하면서 놀자판 도의회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도의회는 이날 화성시 동탄면 청려수련원에서 의원간 친목도모를 목적으로 체육대회를 연다. 이 체육대회에는 도의회 사무처 직원 및 청원경찰까지 동원키로해 공무원들의 반발도 거세다.
한 해를 마무리짓는 도의회 정례회를 통한 행정사무감사를 위해 의원 연찬회 등을 통해 공부하는 의원상을 정립해 날카로운 집행부 견제의 기능을 기대했던 도민들의 불만이 폭발하는 순간이다. 더군다나 도의회 사무처 직원 60여명이 경기 심판, 음식준비, 주차안내까지 담당키로 하는 등 공무원들의 저자세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특히 도 대외협력담당관실은 도청 간부공무원들이 현장에 들러 인사라도 하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고 하니 알아서 기는 공무원들의 습성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도의회 사무처는 도의원들의 체육행사에 120인분을 뷔페식으로 준비하고, 통돼지바비큐 110㎏ 등이 마련될 예정이라고 한다. 지역구에서 당선된 도의원들이 도의회 의사당에 오면 얼마나 후한 대접을 받으며 생활하는지 유권자들은 알아야 한다. 1년 도정을 결산하는 행정사무감사에 기대를 걸지 않는 이유는 이처럼 일부 도의원들의 잘못된 행태 때문이다. 치밀하게 감사를 준비해 온 도의원에게 기대를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