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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편견 없애자

 

‘외국인 근로자’라고 하면 우리나라보다 못사는 후진국에서 돈 벌러 온 이방인 정도로 여기던 것이 평소 내가 갖고 있던 생각이었다.

불법체류자의 인권침해 문제, 임금체불 등 그들에 대한 각종 사건·사고 기사가 매일같이 뜨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늘 무관심과 무시로 일관돼 왔던 것 같다.

이런 무관심과 막연한 부정적인 감정으로 그들을 생각해왔던 내가 ‘외국인근로자 한국문화체험’ 행사를 실시하게 되면서 그들의 생각을 듣고 대화를 나누며 나의 생각들이 그릇된 편견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

그들은 우리와 함께하고 있는 이웃이자, 우리사회가 함께 안고가야 할 동반자이다.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한국을 알리고, 고국과 가족을 떠나 낯선 땅에 와서 우리 산업 활동에 묵묵히 일하고 있는 그들에게 격려를 해주자는 취지에서 실시한 ‘외국인근로자 한국문화체험’ 행사를 기획하면서 참가자 모집을 위해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기업체를 직접 돌아다니면서 행사취지를 알리고 사업주들에게 많은 홍보를 부탁해야 했다.

동두천시의 이런 뜻 깊은 행사와 몇몇 기업의 협조를 얻어 지난달 16일, 24일 두 차례에 걸쳐 외국인 근로자 70명을 대상으로 한국민속촌 탐방이 이뤄졌다.

농악, 줄타기, 마상무예 공연, 전통혼례식 체험행사 등 민속촌 내에서는 주말을 맞아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처음엔 낯설어하던 그들도 호기심을 갖고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느끼기 시작했다.

점심으로는 비빔밥, 불고기 등 한국 전통음식을 준비했다. 소고기를 먹지 않는 이슬람문화권의 파키스탄인을 제외하고는 너무도 익숙한 모습으로 맛있게 먹었다. 우리문화를 아무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매우 흐뭇하고 고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처음에는 어색해 쉽게 다가가지 못한 나에게 먼저 서툰 한국말과 친근한 미소로 다가와준 것은 그들이었다. 한국에 온지 3년째라는 스리랑카에서 한 외국인은 ‘한국에서 일하고는 있지만 한국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추억도 많지 않았는데 이렇게 좋은 선물을 해줘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또한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친절하고 좋은 한국 사람들도 많지만 아직까지도 대다수 사람들이 자기들을 피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줄때가 많았다’고 하며 그때마다 상처가 됐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필자가 이틀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함께 했다고 해서 그들에 대해 잘 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막연하게 가지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그릇된 편견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국내 근로자들이 기피하는 3D업종에 임금도 적게 받으면서 하루 12시간 넘게 열악한 근로환경에 종사하며 국내 인력난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국내제조업은 이제 그들이 없으면 마비된다는 말이 진실이 된지도 오래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그들에 대한 인종적 편견과 임금절감 수단으로만 외국인을 고용할 뿐 근로자로서의 지위 보장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 기업의 행태는 여전하다.

국내기업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50만명이 넘으며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정부도 그들을 보호하기 위한 지원시책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지만, 보수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욕설과 폭행을 당하는 등 인권침해는 문제는 우리사회가 풀어야할 과제이다.

세계 각국의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일하며 우리 문화를 배우고 있다는 것은 대단히 좋은 기회이다. 세계는 점점 하나가 돼가고 있지만 한국의 일부 사람들 의식은 이 흐름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들을 우리 사회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는 국민 개개인의 인식 전환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도 과거 60~70년대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서독의 광부 및 간호사 파견이야기나, 70~80년대 중동 모래바람을 헤치고 나아가던 산업 전사들을 되새겨 봐야 할 것이며, 우리들의 그릇된 편견과 시각으로 부푼 꿈을 안고 온 그들의 코리안 드림을 악몽으로 바꾸지는 말아야 하지 않을까? /유수희 동두천시 총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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