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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막걸리 축제

‘막장’이라는 단어는 대체로 ‘막 담근 장(醬)’, 또는 ‘갱도(坑道)의 끝’을 의미한다. 광산용어로 ‘사키야마(先山)’라 불리는 선산부는 막장에서 탄을 캐는 숙련된 광부로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갱도를 제대로 뚫어 안전하게 갱목을 설치하는 일이다.

이처럼 노동의 신성함이 깃든 ‘막장’이란 말이 드라마에 와서 갑자기 이상해졌다. 이른바 ‘막장드라마’가 그것인데 여기서 ‘막장’이란 ‘갈 데 까지 갔다’는 의미로, ‘막장인생’이니, ‘막장국회’, ‘막장범죄’ 처럼 주로 불미스러운 수식어로 쓰인다.

이를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바로 이은만 씨다. 한 때 강원도에서 광산을 운영했다는 이 씨는 ‘막장’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곳으로, 이 일을 하는 사람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데 ‘막장 운운’하며 비하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고 했다. 이런 그가 생각해 낸 것이 ‘대한민국 막걸리 축제’다. 지난 2000년 서울 인사동에서 처음 막걸리축제를 연 이 씨는 2003년 고양시로 옮겨와 올해로 8회째(6~7일) 행사를 치렀다. 정발산역 인근 일산 문화공원 미관광장에서 열린 축제에서 만난 그는 “대한민국막걸리축제는 최근의 막걸리 열풍에 편승한 행사가 아니라 막걸리가 어려웠을 때 시작한 것”이라며 축제의 배경을 들려준다.

‘막걸리’라는 말의 뜻도 ‘함부로 마구 거른 술’이 아닌 ‘바로 지금(just now) 체로 걸러낸 신선한(fresh) 술’이란 것이 이 씨의 주장이다. 국내 막걸리 시장은 2008년 3천억 원에서 2009년 4천200억 원대 규모로 40%에 달하는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2010년 5천200억 원에서 2012년엔 무려 1조원 규모의 막걸리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농림수산식품부는 전망하고 있다.

이번 축제에서는 고양 배다리막걸리 등 전국 28개 양조장에서 180여종의 막걸리와 전통주가 출품됐다. ‘어울림의 술’답게 해를 거듭할수록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막걸리다. 이제는 축제도 좋지만, 엄정한 품평회로 변함없이 사랑받는 ‘막걸리 명주’를 키우려는 노력도 함께 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이해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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