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여가는 삶의 질을 증진시키는 수단으로써 통합적으로는 복지의 개념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에 따른 여가 산업 역시 크게 발달하고 있는 추세다. 한국 사회도 주 40시간 근무제 실시 및 주 5일 수업제의 확대로 대중관광 시대가 됐고 제도상으로는 일단 여가 중심 사회로의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한국 사회의 여가 실태는 우리에게 드러난 표면적인 이해와는 다른 것 같다. 아직까지 한국인들의 여가 활동은 실질적으로 TV시청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서구 사회에 비해 노동시간이 매우 긴 편이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보면 한국인들의 실질적인 여가 시간은 비교적 적다.
따라서 한국인의 여가 생활은 매우 수동적이고 소극적이라 할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최근 한 조사에 의하면 상류층은 돈을 더 벌기보다 여가생활을 더 갖고 싶다는 비율이 62%나 되는 반면, 일반 서민층 집단은 일과 여가의 조화를 중요시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바로 위에 언급한 실질적인 여가시간이 부족하다는 한국인들은 어쩌면 상류층이 아닌 서민층이 대상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여가 환경 변화에도 현실적인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여행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여행바우처 같은 정책이 있음에도 오히려 저소득층이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그리고 서민층이 실질적인 여가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은 강도 높은 근로로 고소득을 통해 삶의 질을 더 높이려는 욕구 때문이지 여가에 대한 욕구 자체가 부족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여가는 일반적인 기대와 달리 여유, 만족, 행복, 기쁨을 누릴 만한 장이 아닐 수도 있다. 오히려 우리의 삶, 특히 노동과도 깊이 연관돼 있으며 성숙하지 못한 여가 사회에서는 사회적 화합을 저해시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점차 자리잡아 가고 있는 여가시대의 양면성을 깊이 파헤쳐 보고 그에 대한 성찰과 현실적인 정책들이 필요한 시점이다./정현진<인터넷 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