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보다는 국민의식이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우리 국민들 가운데는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 가정의 증가로 인해 한국 사회의 정체성이 흔들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따라서 어렸을 때부터 다문화의 가치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다문화사회의 문제점은 우려할 만큼 심각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로 인해 어렸을 때부터 문화적인 포용성을 배울 수 있으며 피부색으로 사람을 구분하거나 차별하지 않는 인류애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그런데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거기에다가 피부색마저 달라 또래 아이들로부터 이른바 ‘왕따’를 당한다는 것이다.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나 이주노동자 자녀를 위한 교육적 배려가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한국어가 미숙한 부모들의 영향으로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대부분 학습능력과 언어능력이 떨어지지만 그들을 위한 우리 사회의 배려는 부족하다. 이에 따라 대통령 자문 사회통합위원회가 지난 6월 다문화 가정 자녀를 위한 공립 대안학교 설립을 제안,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은 내년 9월 개교 목표로 설립 부지를 물색해왔다.
도 교육청에 따르면 학년 당 20명씩 60명 정원의 고교과정을 개설해 직접 또는 위탁 운영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공립 대안학교 경기도 설립 계획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다.(본보 22일자 3면 보도) 당초 성남시 산성동을 적지로 보고 성남시와 협의를 벌여왔으나 성남시가 부지사용에 동의하지 않아 부지선정이 무산됐다. 그리고 이어 도내 공업계 고등학교 중 한 곳을 선정해 기존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번에는 해당 학교장들이 반대하고 나섰다고 한다. 문화차이로 인해 재학생 생활지도에 어려움이 우려된다는 이유다.
화성시 기산동 경기도기술학교 터도 사회통합위원회에 제안했지만, 이 역시 건물신축 문제로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기관 간에 사업비 분담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도 걸림돌이다. 현재 전국에는 3만40명의 다문화 가정 초중고생이 있으며 이중 경기도에 가장 많은 6천688명(고교생 515명)이 거주하고 있다. 부지확보에 문제가 있고 사업비 부담 문제도 넘어야 할 산이겠지만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교육문제는 뒤로 미룰 수 없는 사안이다. 왜냐하면 지금 이 순간에도 일반학교를 다니면서 적응을 못해 마음의 상처를 받고 있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