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경기도 문화의전당 이사장에 영화배우 조재현씨를 임명한 것은 파격이었다. 그동안 도 문화의전당 이사장 자리를 경기도지사가 맡아오다 선뜻 자리를 내줄 정도면 조 씨의 존재가치가 어느정도 인가를 예측할 수 있다. 도는 조 씨의 임명 이유를 성공한 연기자인 것은 물론 예술계 전반에 걸쳐 경영능력을 인정받았고 쇄신차원이었다고 밝혔었다.
또 도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해 1월 (재)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 내 경기공연영상위원장에 취임하면서 ‘DMZ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했고, 올해부터는 ‘경기공연희망나누기사업’을 추진하는 등 혁신적이고 참신한 아이디어로 영상위원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취임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그에 대한 비판여론이 들끓고 있다는 것은 영화배우 출신의 공직임명에 대한 엄정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마저 일고 있다. 조 이사장의 겸직에 따른 고액연봉과 뻥튀기 된 그의 실적이 행정사무감사에서 도마위에 올랐다.
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의 경기도 문화의전당에 대한 지난 22일 행정사무감사에서 민주당 김달수 의원은 “조 이사장이 겸직하고 있는 경기공연영상위원회와 전당측으로부터 연 1억3천만 원을 받고 있다”며 조 이사장의 역할에 대해 질타했다.
민주당 김경표 의원은 “조 이사장이 지난주 경기공연영상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업무추진비 등이 언급되자 이사장직을 그만두면 되지 않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은 이사장이라는 공직에 맞지 않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지난 19일 열린 경기디지털컨텐츠진흥원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민주당 류재구 의원은 “제2회 DMZ 다큐멘터리 영화제의 개최의도인 DMZ 환경·생태 분야가 다뤄지지 않았고 13억원의 예산중 영화제작지원비는 4천만 원에 불과했다”고 날을 세웠다.
더욱이 조 이사장은 태국 현지 영화촬영을 이유로 경기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 참석하지 않고 있어 갖가지 억측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민주당 소속 김광회 의원(문화관광위원장)은 지난 9월 10일 열린 제253회 도의회 본회의에서 “조재현씨가 경기도 문화의전당 이사장에 취임할 당시 도의회 해당 상임위원장임에서도 언론보도를 보고 알았다”며 인사체계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며 인사청문회 도입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간 도는 국제보트쇼 등 각종 행사에 인기 연예인들을 홍보대사로 위촉하는 등 연예인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비춰졌다.
조 이사장이 경기공연영상위원회 위원장까지 겸직하고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겸허한 자세로 공직에 임해야 한다. 그래야 세간의 비판을 비껴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