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영통구 이의동에 소재한 수원박물관이 지난 26일부터 내년 2월 11일까지 ‘기증유물로 보는 수원’ 특별기획전을 열고 있다. 이 전시회는 유물기증자들의 유물 기증에 대한 높은 뜻을 기리고 문화유산의 소중한 가치를 되새겨 보기 위한 특별전이다. 따라서 이번 전시회에는 귀한 유물 진본이 전시되고 있어 관계자는 물론 일반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정조 대왕이 동궁시절 썼던 글씨를 모아놓은 ‘정조 어서첩’이 있는가 하면 안동 김씨, 양성 이씨, 전주 류씨, 탐진 최씨, 남원 윤씨, 온양 정씨 등의 문중에서 기증한 소중한 조선시대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뿐만 아니라 근·현대의 우리 삶을 생생하게 되돌아 볼 수 있는 개인 생활사 유물과 사진들도 전시돼 결코 지루하지 않다. 나이가 든 사람들에게는 어린 시절 옛 추억을 되돌아 볼 수 있고 젊은이들에게는 아버지와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살아온 시대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박물관 관계자에 따르면 특히 이번 특별기획전에는 후손으로부터 기증받은 뒤 보물 제1489호로 지정된 ‘박유명 초상’의 진본도 공개될 예정이어서 더욱 뜻이 있다. 지금까지 상설 전시된 박유명 초상은 작품은 모사본이었고, 진품은 훼손 방지를 위해 수장고에 보관 돼 있었다. 이번 전시회가 아름다운 것은 가보로 아끼며 대대손손 보관해 왔던 소중한 문중의 보물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수원박물관에는 기증 유물들이 줄을 이었다. 수원시는 박물관 개관 전인 지난 2003년부터 유물 기증식을 개최, 수만점을 기증 받았다. 양택동 씨의 서화류와 문방사우, 고 이종학 씨의 일제침략자료 등 많은 기증이 있었으며 지난 2008년 9월에는 탐진 최씨 중서령공파 종중 등 20여명이 수원시에 유물을 기증했다. 고 민관식 씨의 근대 희귀자료 2만9451점의 기증식도 지난 2월 열렸다. 또 지난달에는 부여 도강영당에서 기증한 ‘만전당 홍가신 초상화’와 ‘미수 허목 초상화’ 유물 기증식을 가졌다. 박물관 관계자는 2010년까지 70여명의 기증자로부터 7만점이 넘는 유물을 기증받아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보면 수원박물관은 유물기증자들의 손길로 만들어진 박물관이다. 우리는 앞으로도 박물관에 유물 기증의 손길이 끊이지 않기를 바란다. 이 유물들은 기증자의 이름과 함께 대대손손 전해질 것이며 학문 연구의 귀중한 자료로 활용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