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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도시농업’으로 도시를 푸르게

 

얼마 전 아주 오랜만에 지인을 만났는데 그는 인생의 즐거움을 찾았다며 요즘 하고 있는 여가생활에 대해 이야기했다.

몇 달 전부터 가까운 근교로 나가 주말농장을 하고 있다고 빙그레 웃는다. 주말에 늦잠으로 하루를 무료하게 보내던 토요일에 아침을 일찍 먹고 가족들과 함께 주말농장에 나가 밭을 일구고 채소를 가꾸며 상쾌한 바람과 깨끗한 시골 녹색기운을 가슴에 가득 담아 온단다.

이렇게 주말을 보내고 나면 새로운 주를 맞는 기분도 상쾌해질 뿐더러 사는 기쁨을 한껏 느낄 수 있다는 자랑을 하면서 주말만을 기다릴 수 없어 요즘에는 아파트 베란다에서도 채소를 키우고 있다고 너스레를 떤다.

주 5일 근무로 여가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우리 도시에서도 주말에 가족과 함께 텃밭을 가꾸는 주말농장이 크게 활성화되고 있으며, 주말농장 외에도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동네 짜투리 땅에 초록빛 채소을 가꾸시는 할머니 그리고 베란다나 옥상에서 가지, 고추, 방울토마토 등을 손수 기르는 어머니 등 도시농업을 손수 실천하고 있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이처럼 도시농업은 우리주변에서 그리 멀리 있는 것도 아니며, 그리 큰 규모도 아니다.

직접 내 손으로 옥상이나 베란다에서 채소를 기른다거나 또는 사무실과 실내공간에서 살아 있는 녹색자연을 만날 수 있게 식물을 이용해 실내 조경을 가꾸는 것 또한 도시농업인 것이다.

도시농업은 도시공간에서 채소나 식물을 직접 기르면서 보고, 느끼고, 먹고, 즐기면서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 더 나아가 공동체 의식을 높여줌으로써 도시민들이 보다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게 해주는 활동이다.

전 세계적으로 도시농업 붐이 일어난 것은 오래됐으며, 유엔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대략 8억 명 정도인 엄청난 숫자가 도시농업에 종사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이제 불과 1~2% 정도만이 도시농업을 실천하고 있다고 보고돼 있다.

주말농장이나 텃밭채소 가꾸기 등으로 국내에서 도시농업은 불과 몇 년 사이 주목받고 있지만 이제 우리는 도시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분야로 도시농업이 자리매김하고 있다.

외국사례를 보면 독일, 일본, 러시아에서는 공기와 경치가 좋은 농촌에서 작은 오두막집을 임대해 텃밭을 일궈 농사를 직접 지으며 여가를 보낼 수 있는 것이 보편화돼 있다.

특히, 캐나다의 커뮤니티가든, 영국의 얼롯먼트, 독일의 클라인가르텐, 러시아의 다차, 일본의 시민농원 등 선진국일수록 도시농업이 잘 정착돼 있고 그 활동 역시 매우 활발하다. 영국의 경우에는 런던시민 약 3만 명이 임대 텃밭농사를 즐기고 있으며 런던가구의 14%가 자신의 집 정원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고 한다.

최근 우리 도시민이 농촌과 농사를 체험할 수 있는 ‘가족농원’을 조성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지만, 아직은 독일이나 영국, 일본, 러시아 등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도시농업은 걸음마 단계라고 볼 수 있다.

급속히 심화되는 도시화 속에서 자연과 흙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고, 우리가 사는 도시를 ‘그린시티’로 만들기 위한 작업들이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

과거 우리가 농촌에서 태어나 농촌에서 자라온 ‘농부의 자식’이었던 자랑스러움을 잊지 말고 도시를 푸르게 만드는 작업에 다함께 참여해 쾌적한 도시공간에서 시민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 할 수 있도록 도시농업의 활성화에 모두 동참해 주기를 권해 본다. /김영구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기획조정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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