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발표된 201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결과를 보면 경기 지역의 기초미달 비율은 타 시·도 교육청보다 큰 폭으로 감소해 점점 향상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도내에서는 남·북부 지역 간 학력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지원청별 2010년 초등학교 학업성취도 평가결과를 보면 전 과목에서 포천과 의정부, 동두천, 양주의 기초미달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학력향상에 두각을 나타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우수학교로 뽑힌 17개 학교에 주목 할 필요가 있다. 이들 학교는 사교육과는 거리가 먼 농촌 벽지나 도시 영세민 밀집 지역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학생·학부모의 신뢰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서 기초학력 미달 비율을 현저하게 개선하는 나름의 교육혁명을 이뤄냈다.
남양주 퇴계원고는 지난 2008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전체 학생 중 기초학력 미달자가 28.5%를 차지해 학력향상 중점학교로 선정됐다. 그러나 이듬해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기초학력 미달자는 8.9%로 대폭 줄었고, 2010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다시 한번 3.5%로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퇴계원고는 전체 학생(1천48명)의 33%가 기초수급자 및 경제적 취약가정 학생으로 부모 중에는 생계형 일용직 근로자 비율이 높다. 학생들은 미래모델이 적어 ‘공부를 하고싶다’, ‘공부를 해야한다’는 학습동기와 의욕이 부족한 편이었다. 학력향상 중점학교 선정을 계기로 퇴계원고는 학생들이 기초학력 향상과 함께 자신의 진로 목표를 세워 스스로 학습동기를 발견할 수 있도록 했다. 평상시 주요과목 수업은 수준에 따라 4개 반으로 나눠 이뤄졌고, 특별보충수업 때는 5명 단위로 수업(튜터링 프로그램)을 해 아이들의 학업 적응을 도왔다.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한학기에 2~3차례 ‘나는 누구인가’, ‘나의 미래’ 등 특강을 개최하고,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학생 50명에 대해선 특별히 캠프 형식의 ‘꿈꾸는 U 페스티벌’을 열어 자아 발견과 진로, 미래 사명을 찾도록 이끌었다. 5주 과정의 학부모 변화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해 일주일에 한번 3시간동안 ‘자녀에 대한 이해’, ‘자녀를 위한 부모의 멘토 역할’ ‘자녀의 장점 이해하기’ 등의 특강을 진행했다.
일부 시골학교의 이변일 뿐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만 볼 일이 아니다. 교사의 열정과 학생의 신뢰가 공교육 정상화를 이끄는 핵심요소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퇴계원고에서 해답을 찾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