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이 많은 번화가를 지나다 보면 술에 만취된 채 길거리 아무 곳에나 쓰러져 잠든 이른바 노상 주취자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노상 주취자는 자칫 인명 교통사고의 위험에 노출된다거나 주취자 만을 전문적으로 노리는 강·절도의 표적이 될 수 있고, 급기야 차가운 바깥공기로 인해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저체온증으로 동사(冬死)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기도 한다.
일선 경찰관들은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보면 신발과 양말은 물론 양복까지 벗어놓은 채 몸을 떨면서 쪼그린 채 잠들어 있는 주취자의 모습을 자주 본다고 한다. 또한 경찰관들이 귀가를 돕기 위해 신분을 확인하고자 부득이 호주머니를 더듬는 경우에도 주취자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타인의 손길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흐릿한 의식상태의 주취자가 범죄에 무방비로 당할 수 밖에 없음은 불 보듯 뻔한 일일 것이다. 주취자를 상대로 한 대표적인 범죄로 부축빼기를 들 수 있다.
부축빼기는, 주취자를 일으켜 깨우는 척 하며 주위 사람들을 속인 후 호주머니에서 지갑만을 교묘하게 훔치는 수법으로, 범죄자들은 피해자의 반항이 있을때라면 여지없이 강도로 돌변한다.
그런데도 막상 범죄가 발생했을 때 주취자는 범인의 생김새조차 횡설수설하며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자그마한 단서조차 확보하기 어렵게 되고 그 만큼 범인 검거도 힘들어 질 수 밖에 없다.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함께 술을 마신 일행이 귀가까지 책임져 주는 기본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
둘째, 자신의 자량에 맞는 음주 습관을 지켜 이를 초과할 정도로 과음하지 말아야 한다. 술자리에서는 미리 자신의 주량을 밝히고 이에 대해 일행들은 과도한 술 권하기를 삼가는 회식 분위기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셋째, 음주 후에는 필히 보호자나 대리 운전을 통해 최대한 빨리 귀가해야 한다.
음주의 즐거움 뒷편에 도사리고 있을 범죄와 불행의 깊은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우리 이웃들이 더이상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조진우<인터넷 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