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강원도 삼척시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4일 오전 8시 40분쯤 21시간 만에 진화됐다. 산불이 발생하자 산림당국은 헬기 15대와 인력 1천600여 명을 투입해 산불을 모두 진화했는데 이번 산불로 산림 50㏊와 주택 2채, 창고 1동 등이 탄 것으로 잠정 집계하고 있다.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삼척은 지난 2000년 4월 대형 산불로 산림 1만7천㏊가 잿더미로 변했고 569억원의 재산 피해를 입었던 곳이다. 또 2002년 8월 태풍 루사와 2003년 9월 태풍 매미로 사망 및 실종 30명·재산피해 7천65억원·이재민 9천607명이라는 막대한 피해가 발생된 곳이기도 해서 주민들의 놀라움은 더욱 컸을 것이다.
이번 산불도 적지 않은 피해를 냈지만 특히 2000년 4월에 있었던 산불을 두고 지역민들은 악몽이라고 고개를 흔든다. 친정이 삼척인 수원에 거주하는 한 주부는 인터넷 신문에 발표한 글을 통해 ‘인근 마을까지 내려 온 산불은 가옥을 한순간에 삼켜버리고 순간순간 불어오는 강풍에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했던 그날. 친정 부모님과 전화 연락도 두절되고 시간이 갈수록 마을을 따라 더 크게 번진다는 속보에 얼마나 안절부절 했던가?’라고 회상하면서 이번 산불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불조심’은 천번 만번을 강조해도 부족하다. 실화이든 방화이든, 아니면 천재지변에 의한 것이든 일단 불이 나면 재산과 산림 등 모든 것이 사라진다. 불은 대상을 가리지 않고 인화성이 있는 것을 모두 태워버린다. 인명피해도 많이 발생한다. 뿐만 아니다. 불이 날 때 발생하는 연기는 지구의 대기를 오염시킨다. 때문에 유치원부터 평생 동안 불조심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는 것이다. ‘밤에 불장난하면 오줌을 싼다’는 옛 속담의 뜻도 불장난을 하지 말라는 조상들의 훈계로 지금이나 옛날이나 화재예방을 중요시 여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지금 국내에서는 하루에도 수 십건 씩 화재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건물이나 일부 가정에서는 화재를 막기 위해 센서식 물분사 장치나 소화기를 구비해 놓고 있지만 이것들이 완전하게 화재를 방지해 주는 것은 아니다. 특히 산불 같은 경우는 일단 발생해서 강풍을 타기라도 한다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다. 따라서 화재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하나 모든 사람들이 조심하는 것 뿐이다.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장소를 불문하고 확인, 또 확인하고 화재가 발생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불은 인류에게 없어선 안 될 존재지만 또한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항상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