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땅 이면서도 오히려 중국 본토와는 헤엄쳐 건널 수 있는 거리에 불과한 1.5㎞ 떨어져 있는 금문도(金門島)는 대만의 최전방 군사기지다.
1958년 모택동의 인민해방군이 44일간 포탄 47만발을 퍼부었으나 중국 해안에서 코앞이나 다름없는 금문도는 완강하게 버텨냈다. 중국의 금문도 포격은 1979년까지 이어졌다. 대만은 이에 맞서 금문도 바위 섬 전체를 땅속으로 그물처럼 연결해 지하 요새로 만들었다.
이 섬이야말로 대만으로서는 중국에 빼앗길 수 없는 군사적 전략 요충지였기 때문이었다.
대만은 금문도 땅 속 깊이 화강암을 뚫어 수백 개의 병상에다
산부인과까지 갖춘 종합병원을 만들었다. 대형 극장 겸 회의실에다 호텔급 숙소도 갖췄다. 땅 속에다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모든 걸 다 갖춰 놨다. 말 그대로 난공불락의 요새다.
1958년 9월 26일 한국일보 최병우 기자가 바로 이 섬에서 취재하다 희생됐다.
당시 구명조끼를 입고 고무보트에 오른 최 특파원이 손가락으로 V자를 그려 보이며 찍은 사진은 한국 언론의 전장 취재 현장 역사 기록으로 남았다. 한국과 북한 사이에 서해 5도는 연평도와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그리고 우도다. 크기는 작지만 북한 땅 턱 밑에 있는 전략적 가치는 그보다 몇 천 배, 몇 만 배에 달한다. 서해 5도는 대한민국으로서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군사 전략 요충지다. 박정희 대통령이 백령도 기지화를 추진할 당시 금문도를 벤치마킹 했다고 전해진다.
군당국이 북한의 연평도 공격이후 서해 5도의 전력 증강 뿐 아니라 주민 및 군 기지를 동시에 보호하는 대책 마련에 착수해 관심을 끌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지난 5일 “서북도서를 일부 요새화하는 방안 등도 검토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북도서를 요새화하는 데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필요하고 특히 적의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서북도서를 요새화하면 주민과 군 기지를 동시에 보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북한의 턱밑에 견고한 요새가 건설된다면 오히려 북한군의 대표적인 표적이 돼 주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안병현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