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시대에 있어서 정보의 빈약, 혹은 부재는 그가 속한 시대와 집단으로부터의 점진적 도태로 귀결되곤 한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정치·경제·사회·문화, 스포츠와 연예계 그리고 정보와 군사전략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기에 여념이 없다. 상대방의 정보 분석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고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무기의 제원을 외워야 하며 핸드폰의 주요 기능을 익히고 개인정보의 누출과 도용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 분주히 몸과 마음을 단련해야 한다.
우리는 흔히 명함이나 이력서에 적힌 직위, 학위, 수훈 같은 것들로 사람을 평가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런 딱지들이 어느 정도는 그 인품을 드러내는 정보로써 기능하겠지만 그러한 정보들이 곧 그 사람됨을 증빙하고 보장하는 결재권자일 수는 없다. 사람이 정보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정보가 사람을 위해 있는 존재하는 수단이 돼야 한다. 세계는 지식 정보화 산업의 끊임없는 진보와 함께 예측할 수 없는 속도로 급변하고 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전 세계는 보이지 않는 첨단 네트워크로 연결돼 시공을 넘나드는 유비쿼터스 세상 속에서 서로의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미래 전쟁의 패러다임은 더 빠르게, 더 멀리, 더 작고 가볍게 진화한 첨단 하이테크 전력이 미래의 전장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무한 경쟁의 시대, 정보통신의 발달로 인한 정보화 시대를 사는 우리는 어떠한 마인드로 변화의 시대에서 변화를 주도하며 독자적인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까. 정보화사회란 정보와 지식을 생산하고 전달하며 소비하는 활동이 삶의 중심을 이루는 사회이다. 정치적으로는 시민들이 보다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더욱 참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정보화 사회에서는 시민이 지배권력의 정보를 확보할 수도 있으나 반대로 지배권력이 시민의 정보를 획득하기도 한다. 경제적으로는 경제적 빈곤의 완화와 삶의 질의 증대가 제고되고 사회적 측면의 더욱 평등한 인간관계가 이뤄 질것으로 전망한다. 그리고 지적인 힘과 개인의 능력을 중시하는 개방사회로 변화됨으로써 실질적인 남녀평등도 촉진될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사회불평등 구조의 심화와 사생활의 침해가 문제된다. 카츠만은 한 사회에 있어 정보유통이 많아짐에 따라 사람들은 이전에 비해 다양한 정보에 접할 수 있으나 대부분의 중요정보는 재력이나 학식 등을 갖춘 사람들 수중에 들어간다고 봤다.
토플러는 정보화 사회가 진전됨에 따라 국가의 권력이 점차 붕괴되고 세계적인 차원에서 사물을 생각하는 세계주의가 출현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존재하는 모든 사물은 존재하는 이유, 즉 목적이 있다. 정보화시대의 인간은 창의적 사고를 위해 ‘명령과 통제’의 구조를 벗어나 신뢰에 기반한 ‘자유와 자율’의 문화를 구축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자부심을 갖춘 국민의 성장 없이는 국가의 성장도 없다는 인식 전환이 요구된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가 된 대한민국의 경이로운 국가 발전은 경제성장과 민주화로 요약할 수 있다. 특히 압축 고속성장에 따른 성장통 속에서도 민주화를 달성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화를 기반으로 유례없는 발전을 이룩함으로써 지구촌 수많은 국가의 역할 모델이 됐다.
그럼에도 세종시나 4대강 논란에서 보듯 우리나라는 사회갈등지수가 매우 높고 사회적 신뢰도가 매우 낮다. 사회갈등 비용만 연간 300조 원 규모로 추정될 정도다.
매우 높은 사회갈등지수와 신뢰의 부족 현상은 힘들여 이룩한 경제성장과 민주화의 과실을 갉아먹으면서 사회통합을 방해하는 인본주의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우리는 쉼 없이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의 거센 물결 앞에서 그 기세에 짓눌려 정신없이 휩쓸려 떠내려가거나 정보 그 자체를 목적으로 맹종하는 비인간화된 삶으로 전락할 경향성이 다분한 시대의 한 복판에 서있다.
무엇보다 인간이 존중되는 지식정보사회가 실현 돼야 한다. 인간이 존중되는 지식정보사회의 실현을 위해 우리의 인본주의적 전통에서 그 사상적 바탕을 탐색하고 삶의 모든 영역에서 인간이 존중되는 지식정보사회의 구현을 위한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김경우 을지대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