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와 어른,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보는 연극’
2001년 초연 이래 9년간 무려 2천200회 이상 공연되며 65만 관객을 동원한 연극계의 화제작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가 고양어울림누리 별모래극장에서 1~12일 열리고 있다.
이 공연은 여러모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우선 세대를 아우르는 감동을 전하고 있다. 화려한 무대와 자극적인 소재, 초호화 캐스팅만이 인기를 모으고 있는 현 공연계에서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의 작은 무대는 매우 이례적으로 인기를 모으며 연극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이 공연은 사악한 새엄마, 청순한 백설공주, 독이 든 사과, 일곱 난장이로 상징되는 누구나 알고 있던 ‘백설공주’ 이야기를 무대로 재구성해 어린이극으로 시작됐으나, 공연이 거듭될수록 애초의 ‘어린이극’ 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성인 관객들의 호응이 이어지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객석의 90% 이상을 채운 연인, 남녀노소를 불문한 관객들이 반달이의 말 못하는 순수한 사랑에 함께 가슴 아파하고 호응해 2001년부터 지금까지 무대를 이어오게 된 것이다.
또 진정한 사랑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작품이다. ‘백설공주’ 이야기를 새롭게 각색해 올린 이 작품은 일곱 번째 난장이인 막내 난장이 반달이의 시점에서 짝사랑의 아픔과 순수한 마음을 잔잔하게 전달해 감동을 선사한다. 각박한 현실 속에서 가슴보다는 머릿속으로 사랑하는 우리들에게 ‘진정한 사랑은 무엇인가’라는 잔잔한 질문을 던지며 ‘말없는 사랑이 더 크다’라는 깨달음을 전달한다.
이밖에 연극적 상상력이 빛나는 연출기법과 뮤지컬로도 손색없는 아름다운 음악도 압권이다.
연극적 상상력이 빛나는 무대와 소품, 서정적인 음악과 안무가 그 감동을 더한다. 특히 사랑을 말로 표현할 수없는 반달이가 표현하는 몸짓은 장애를 초월한 사랑의 힘을 보여준다. 거대한 무대세트나 특수효과를 자유자재로 쓸 수 없는 소극장의 한계를, 참신한 연출기법으로 뛰어넘어 감탄을 자아낸다. 아름다운 음악과 노래, 커다란 천 하나로 만들어내는 호수의 폭풍, 기다란 리본으로 표현되는 바람 등과 같은 재미난 아이디어가 가득해서 연극적이며 놀이적인 무대 표현의 재미에 푹 빠져볼 수 있다. 삼십만 송이 안개꽃으로 만들어내는 마지막 장면은 그 아름다움에 참고 있던 눈물을 흘러내리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