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7 (화)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의학칼럼] ‘급성심근경색증’ 막을 수 있다

 

어느날 밤 11시에 집으로 전화가 왔다. 58세의 한 남성이 약 30분 전부터 심한 앞가슴 통증때문에 119를 통해 응급실에 왔다고 했다. 당직선생이 급성심근경색증이 의심된다고 했으며, 바로 문자로 이 환자의 심전도를 보내왔다. 도착한 심전도에는 급성심근경색증일 때 특징적으로 보이는 소견이 보였다. 응급실로 전화해 즉시 필요한 처치를 알려주고 심장혈관조영술을 바로 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하면서 병원으로 출발했다. 응급실에서 심장초음파로 심장을 보니 예상한 것처럼 심장의 한 부위가 움직이지 않았다.

이 환자의 심장혈관 사진을 찍어본 결과, 심장의 앞쪽 부위에 피를 공급하는 심장혈관이 피 덩어리로 막혀 있었으며, 그 이하 부위에는 피가 흐르지 않았다. 막힌 부위를 풍선으로 개통하고 스텐트를 삽입해 심장혈관에 피가 통하게 하자 심한 통증을 호소하던 이 환자는 금새 안정을 되찾았다.

심전도에서 보이던 급성심근경색증의 특징적인 소견도 없어졌다.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한 후부터 막힌 심장혈관 수리가 끝날 때 까지 40분이 걸렸고, 이틀 후 특별한 불편함 없이 퇴원했다.

그러나 급성심근경색증이 생긴 모든 환자가 이같은 좋은 결과를 가질 수는 없다. 급성심근경색증 환자는 발병 30일 이내 약 5%가 사망하며, 사망의 약 반수에서 증상이 나타나고 한 시간 이내에 일어난다. 이 때문에 빠른진단과 조기 치료가 무척 중요하다.

심장은 우리 몸 각 장기에 피를 보내고 다시 그 피를 받아들이는 펌프와 같은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심장은 심장근육이 수축하고 늘어나면서 피를 내보내고 받아들인다. 이 심장근육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을 관상동맥이라고 한다.

급성심근경색증의 대다수는 관상동맥 안에 ‘죽상동맥경화병변’이라는 찌꺼기가 쌓여 좁아진 부위에서 갑자기 파열이 일어나면서 그 곳에서 피가 뭉쳐져 덩어리가 돼 혈관 안을 완전히 막아 그 이하 부위로 피가 가지 못하게 되고, 결국 피를 공급받지 못하는 부위의 심장근육이 손상돼 생긴다.

급성심근경색증이 나타나면 심장근육의 손상을 줄이기 위해 막힌 심장혈관을 빨리 개통시켜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아플 때 급성심근경색증을 의심하고 바로 응급실에 와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대개는 심하고 지속적인 앞가슴, 특히 흉골 아래 가슴통증으로 나타난다. 통증은 심장근육에 피가 다시 통하거나 피가 들어오지 않아 심장근육이 죽을 때까지 계속되기에 20분 이상 지속되며 짓누르는 듯, 쥐어짜는 듯, 조이는 듯 한 느낌이 나고 목이나 턱, 왼팔로 퍼지기도 한다. 그 외 구토, 소화불량이 같이 나타나기도 한다. 노인이나 당뇨병환자의 경우는 통증에 대한 감각이 떨어져 갑자기 숨이 차거나 의식이 없어지고, 힘이 빠지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급성심근경색증의 치료는 막힌 혈관을 개통시켜 줘 심장근육의 손상을 최소화 하는데 있다. 개통시키는 방법으로는 약물로 막힌 피 덩어리를 녹여내는 방법과 심장혈관 안에 직접 기구를 넣어 막힌 부위를 개통시키는 풍선확장술 방법이 있다. 장단점이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기구를 사용해 개통시키는 방법이 흉통 시작 후 12 시간 이내에는 해 볼 수 있으며, 예후가 좀 더 좋아 선호되는 치료법이다.

최근 날씨가 추워지면서 급성심근경색증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앞가슴 통증이 지속되면 가급적 빠른 시간내에 병원을 찾아야 심장손상을 줄이고, 생명을 구할 확률을 높일 수 있다. 급성심근경색증의 근본적인 원인인 관상동맥안에 생기는 죽상동맥경화병변은 흡연,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과 같은 상태에서 잘 만들어지고, 추운 겨울철, 하루 중에서도 오전 7시에서 11시 사이, 오후 5시에서 6시 사이에 잘 발생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과 규칙적인 운동, 적정체중 유지, 채식위주의 식단과 같은 건전한 생활습관향상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특히 흥분, 과도한 육체활동, 수면 부족, 과식, 수술과 같은 스트레스 상태에서 잘 발생하는 만큼 노인이나 흡연,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이 있는 분들은 추운날 아침이나 저녁에 무리한 일을 하지 않는 것이 급성심근경색증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조욱현 삼육의료원 심혈관센터장·심장내과 과장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