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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기업, 피자와 치킨까지 잠식하나?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으로부터 골목상권 장악을 막고 전통시장과 중소상인을 보호하기 위한, 이른바 ‘유통·상생법’이 최근 통과됐지만 중소상인들의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법망을 피한 변종 점포들이 등장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유통상생법을 교묘히 피해나가는 편법, 변종 기업형 슈퍼마켓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일부 대기업은 지분을 51% 이하로 낮추거나 아예 가맹비만 받고 상품을 공급하는 가맹점을 설치하고 있고, 심지어 편의점에 식품코너 등을 확장해 기업형 슈퍼마켓처럼 운영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들의 욕심은 끝이 없다. 이번에는 ‘국민간식’인 피자와 치킨이다. 먼저 지난 8월 한 대형마트가 1만1천500원짜리 피자를 선보였다. 이는 기존 피자가격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전국 마트 매장에는 피자를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이 피자는 지름 45㎝ 대형 피자로,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그러나 이 피자가 판매되기 시작하면서 동네 피자집에 비상이 걸렸다. 동네 상권에서 팔고 있는 피자보다 절반 이상 싼데다가 대기업의 제품이라 신뢰까지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통업계의 라이벌인 다른 마트는 9일부터 전국 82개점에서 프라이드치킨을 1마리(900g 내외)당 5천원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보통 치킨 한 마리에 1만5천원 정도이므로 3분의1 수준 밖에 안 되는 가격인 셈이다. 당연히 많은 손님들이 몰려들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가뜩이나 심각한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동네 치킨집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이러다가는 동네 김밥집이나 오뎅과 풀빵노점, 막걸리 대폿집까지도 대기업이 장악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대기업들, 해도 너무한다.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는 대기업에서 만들어 싸게 파는 피자와 치킨을 환영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면 동네 피자집과 치킨집은 오랫동안 낯을 익혀오고 정을 나눠온 이웃사촌들이다. 또 이들은 대부분 퇴직자 등 생계형 자영업자들이다. 이마저 망하면 극빈층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대형마트들의 골목상권 잠식은 우리 이웃들의 생존권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이며 지역경제에도 큰 손실을 끼치게 되는 것이다. 피자와 치킨에 이어 다음은 어떤 업종을 노릴 것일지, 일부 대기업의 부도덕하고 인정머리 없는 경영에 할말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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