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를 투입해도 잘 치료되지 않는 다제내성균(슈퍼박테리아) 감염환자가 우리나라에서도 처음 확인됐다./더이상 우리나라도 슈퍼 박테리아로부터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슈퍼박테리아’ 또는 ‘슈퍼버그’로 불리기도 했던 다제내성균은 항생제의 잦은 사용에 병원균 스스로 저항할 수 있는 힘을 길러 내성이 점차로 강해지면서 여러 항생제에도 저항할 수 있게 된 균을 말한다.
미생물학적으로 내성균의 출현은 현대 보건의학에서 불가피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번에 국내에서 발견된 ‘NDM-1 CRE’이라는 균이 충격적인 것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항생제라는 카바페넴계 항생제에도 듣지 않기 때문이다./특히 이번에 검출된 장내세균은 지난 2008년 인도 뉴델리의 한 병원에서 처음으로 발견돼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등으로 확산된 바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다제내성균이 정상인에게 감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점이다./일상생활에서 감염되거나 전파될 가능성은 희박해 대부분 의료현장에서 면역력이 크게 떨어진 중증환자들에게서 발생한다고 한다./이번에 국내에서 첫 감염된 환자도 중환자실에 장기입원해 있던 장노년층의 중증환자였다./그러나 의료당국은 세심한 주의와 긴장의 끈을 결코 늦춰서는 안된다. 카바페넴계 내성 장내세균에 의한 사망자는 별로 없다고 하나 지난 가을 일본 도쿄에서는 다른 계열의 다제내성 세균인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에 감염돼 27명이 숨진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박테리아 내성 강화의 주원인의 하나인 항생제의 오남용을 줄이고 손씻기와 병원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는 등 개인과 의료인의 적극적인 참여도 절실히 요망되는 사항이다.
의료계의 항생제 오남용 대책 못지않게 자신의 몸은 스스로 지킨다는 국민적 의지가 중요한 시점이다./의료계는 “과거 ‘슈퍼박테리아’라는 용어가 과도한 불안감을 조장한 측면이 있다”며 “일상생활에서 감염되거나 전파될 가능성이 희박한 일반인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는 있지만, 불안감을 일순간에 떠쳐 버릴 수는 없는게 현실인 것 같다./안병현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