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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벼농사·농업연구 이래도 줄일 것인가

 

최근 우리나라의 쌀 1인당 연간 소비량은 ‘07년 76.9㎏에서 ‘09년 74.0㎏으로 감소했으나 생산량은 ‘07년 441만톤에서 ‘09년 492만톤으로 증가해 쌀 재고량이 140만톤에 달하고 있어 FAO에서 권장하는 적정 재고량을 제외 하더라도 쌀이 남아 쌀 값 하락 등의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은 쌀 감산정책의 일환으로 보상금을 지급하면서까지 논에 밭작물 재배를 정책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우리는 쌀이 남는다고 하나 자급률은 94.4%(‘08)이고, MMA물량 및 기타의 형태로 수입되는 쌀에 의해 재고가 늘어나고 있다. 주식인 쌀은 조금 남는다고 감산 정책을 편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또한 일각에서는 연구도 감축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필리핀의 쌀 산업에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 ‘78년 쌀 수출 47천톤, ‘80년 256천톤을 수출하던 필리핀이 1998년 2천414천톤, 2007년에는 1천900천톤을 수입하게 됐다.

이와 같은 요인은 인구 증가율보다 쌀 생산 증가율이 낮은데 있으며, 또 하나는 연간 1인당 소비량이 10년전 97㎏에서 현재는 120㎏으로 급증 한 것이 원인이다. 또한 1980년대 초 쌀 수출국이라는 자부심으로 쌀 생산에 대한 연구 및 인프라 구축에 투자를 소홀이 한 것도 문제가 됐다. 이와 같이 쌀의 자급률이 낮아진 다음 필리핀 정부는 쌀 자급을 위해 R&D투자를 2배 이상으로 늘려 증산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현재 우리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벼농사를 위해 이용하고 있는 논은 쌀을 생산하는 기반인 동시에 간접적인 효과 즉 공익적 효과가 매우 크다. 벼농사를 지으면 논에 물을 담아 둠으로써 홍수조절, 지하수 함양, 여름철 냉방효과, 토양유실 방지, 대기정화 기능, 수질 정화, 농업적 부가가치 등의 기능이 우리에게 삶을 풍요롭게 해주고 있다. 장마기 논에 가둘 수 있는 물의 양은 약 36억톤으로 춘천댐 총저수량의 24배에 달하며, 홍수에 의한 수몰 및 댐건설 비용을 적용하면 평가액은 15조5천300억원에 달한다. 또한 지하수 함양 기능은 논을 통해 땅으로 스며드는 물의 양이 약 158억톤으로 전 국민이 1년간 사용하는 수돗물의 양의 2.7배, 소양강댐 저수량의 8.3배에 달하는 엄청난 양이며, 여름철 무더위 때는 논에 가둬 있는 물이 증발하면서 열을 식혀주는 역할을 해(냉방효과) 냉방용 원유 4천600만KL를 사용한 효과가 있다. 또한 논에 심겨진 벼는 탄소동화작용을 하는데 이는 연간 1만6천351천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신선한 산소를 연간 1만2천278천톤을 공급해 연간 약 5천800만명이 마실 수 있는 산소를 공급하고 있으며, 수질정화에 의한 5조9천600억원, 유기물 소모를 줄여주며, 토양산성화 완화, 연작장해방지 등 논의 농업적 부가가치가 610십억원의 효과가 있어서 공익적 가치는 13조4천억원 정도가 된다.

얼마전 농진청은 농진청내에서 개발된 10대 핵심기술의 경제적 효과를 추정 발표했다. 이 중 벼 신품종 개발의 경제적 효과로 동진 1호가 1조1천900억원, 주남벼 8천400억원, 운광벼 4천100억원으로 산출됐으며, 벼 무논점파재배 기술은 6천300억원, 벼이앙 동시 측조시비 기술은 2천200억원으로 다른 어떠한 R&D 효과보다 높게 평가됐다.

농업연구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 할 경우에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농업인의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퇴보하게 마련이므로 길지 않은 시간 내에 필리핀과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은 불보듯 뻔한 것이므로 쌀 연구에 대한 투자를 감축시키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쌀을 효율적으로 생산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벼농사와 밭농사를 필요에 따라 전환이 자유로운 기술, 이에 필요한 품종개발 등의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이와 같은 벼농사는 직접적인 생산효과, 공익적 기능 등이 있음을 간과하지말고 주곡에 대한 정책의 변화 특히 감산정책은 현재 재고가 많고, 농업인들의 쌀값 하락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단기적인 생각으로 간단하게 처리 할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농업연구에 대한 투자 감축 또한 마찬가지 일 것이다. 식량안보를 지키기 위해 경제논리를 적용 할 수 없는 가치가 있으므로 투자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 농사속담에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다’는 말이 머리를 떠나질 않는다./김덕수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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