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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이순신 동상

“아 답답하다, 누구 나 좀 꺼내주시오.” 엿장수는 깜짝 놀라 사방을 둘러보는데 아무도 없다.

그 소리는 엿 장수의 푸념소리에 잠이 깬 이순신 장군의 신음소리였다.

김지하의 희곡 ‘구리 이순신’은 그렇게 시작된 장군과 엿장수 간의 대화를 기본 틀로 하고 있다.

놀란 엿장수에게 자신은 권력자를 지키며 민중들을 내려다보는 권력의 수문장이 아닌 ‘백성의 장수’인데 권력자들이 자신을 구리 속에 가둬 광화문에 세워 놓았다며 구해달라고 부탁한다.

1968년 4월 27일 세종로에 세워진 이순신 장군 동상이 42년 만에 보수를 위해 서울을 떠나 이천에 머물고 있다.▲그런데 여전히 장군의 심사가 편치만은 않을 것 같다.▲동상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칼을 오른손에 쥐고 있는 것은 항복한 장수의 자세라는 해묵은 설을 비롯해 입고 있는 갑옷은 중국 갑옷이고, 들고 있는 칼은 일본도에 가깝다는 지적이 그것이다.▲또 동상의 얼굴도 역사의 기록이나 표준영정과는 달리 너무 위압적이라고도 한다.▲급기야 최근에는 동상의 좌대가 1940년 일본 미야자키(宮崎)현에 세워진 일본 해군발상지 기념비를 본뜬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됐다.

동상이 건립되기 전인 1967년 12월 31일 새벽, 아산 현충사에 보관 중이던 ‘난중일기’가 도난당하는 일이 발생한다.▲사건이 발생하자 장군에 대한 남다른 존경심을 갖고 있던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나서 1월 8일 범인 자진신고 및 범인 검거 국민협조를 요청하는 담화를 발표한 다음 날, 부산에서 시민의 신고로 범인들이 검거 된다.▲왜(倭)의 침략에 맞서 ‘일성호가에도 애 끓는 심정’으로 난중에 일기를 썼던 장군의 유물이 일본으로 팔려가기 직전에 돌아온 것이다.▲사건의 주범은 부산시경국장과 중학교 동기동창이었다고 한다.▲오 헨리의 ‘20년 후’가 떠오를 만큼 37세에 얄궂은 운명으로 만난 두 사람의 이야기가 한동안 화제가 되기도 했다.

12월 16일은 노량해전에서 장군이 전사한 날이다.▲‘나의 죽음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며 죽음에 이르러서도 오직 나라를 생각한 장군이다.

쓸데없는 탁상공론으로 더 이상 장군을 욕되게 해서는 안 된다./이해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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