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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료마(龍馬)처럼

최근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 지금부터라도 일본과 다른 길로 가지 않으면 한국도 침체기로 접어드는 일만 남았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에 발목이 잡히고 시대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서 ‘잃어버린 20년’의 긴 터널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일본이 10년 후 고스란히 한국의 모습이 될지 모른다고도 한다.

그렇지만 주요 20개국(G20) 서울회의가 끝난 뒤 일본의 유력 언론들은 ‘한국의 과감함과 스피드에 일본의 누구도 대응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왜 우리는 한국처럼 못하는가’라는 자성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G20 정상회의 유치를 먼저 추진한 나라는 일본이었다. 2008년 제1차 워싱턴 회의 직후부터 당시 아소 다로(麻生太郞)총리는 제3차 정상회의를 일본에서 개최하고 싶다며 한국의 지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은 중의원 선거 등 국내 정치상황이 꼬이면서 G20 개최를 포기했고, 그 기회를 우리나라가 어부지리로 얻어냈다.

현재 일본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사카모토 료마(坂本龍馬,1836~1867)다. 에도 막부시대 말기, 당대의 손꼽히는 검객이자 서양 근대 문물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선구자였으며 무엇보다도 일본 근대화의 길을 연 국민적 영웅이기도 하다. 오늘날 일본인들은 료마가 없었다면 메이지(明治) 유신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요즘 일본에는 료마 열풍이 한창이다. 료마를 주제로 한 TV 드라마만 8개가 제작됐고, NHK가 올 1월부터 드라마 ‘료마전’을 방송하기 시작면서 료마의 출생지인 고치(高知)현의 관광객 수는 지난해 상반기 같은 기간에 비해 71% 늘어난 240만 명을 기록했다. 료마로 인해 창출된 고치현의 경제 효과만 409억엔에 이른다.

이처럼 료마의 인기가 높은 것은 오늘날 일본이 처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쇄국과 개화의 갈림길에서 과감한 결단을 보인 료마의 모습이 일본인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료마처럼’이다.

어찌됐든 일본을 보면 우리도 ‘유비무환(有備無患)을 강조한 ‘누구처럼’ 미리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대책 없이 당하느니 말이다.

/이해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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