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는 한해를 보내며 속해 있는 모임이나 직장, 친인척들이 모여 그 해를 돌아보며 서로 격려하거나 반성하고 새해에는 더욱 보람찬 해가 되기를 바라면서 덕담과 음식을 함께 나누는 행사다. 예전에는 ‘망년회’라고 해서 그해의 괴로움을 잊자는 뜻으로 모였으나 요즘은 대부분 송년회로 바뀌었다. 따라서 이 자리에서는 제 몸을 이기지 못할 정도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 12월 내내 이어지는 술자리로 인해 몸도 파김치가 되거니와 송년회에 이어 2차, 3차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여기에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직장인들은 당연히 송년회를 앞두고 음주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얼마 전 남녀 직장인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가장 선호하는 송년회 모임으로 ‘술을 지양하는 조촐한 모임’이 35.6%로 1위에 올랐다고 한다. 이에 따라 송년회에도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흥청망청 ‘부어라 마셔라’식 송년회 대신 불우이웃에게 봉사를 하거나 성금을 전달하는가 하면 공연장을 찾아 연극이나 영화, 음악을 감상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수원시의 경우 영통구 공직자 전원은 지난 최근 송년 파티 대신 관내 전체 경로당과 홀로 사는 노인을 찾아 구슬땀을 흘리며 봉사활동을 펼쳤다. 곡선동통장협의회는 송년회를 검소하게 치러 절약된 비용과 그동안 이웃돕기를 위해 모아온 기금으로 내년 1월중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따뜻한 떡국을 대접할 예정이다. 파장동 방위협의회도 조촐한 저녁식사를 하며 절약한 비용에 개별 후원금을 더해 쌀 70포를 파장동에 기증했다. 서둔동은 1995년부터 매년 연말 성금을 모아 어려운 이웃에게 성금을 전하는 사랑나눔송년회를 열고 있는데 올해는 성금 4천100만원을 전달했다. 수원시청 공보담당관실 직원들도 올해는 술자리 대신 영화를 보며 송년회를 대신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조촐한 송년회는 수원시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사실 연말은 조용하게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새해의 계획을 세우는 중요한 때이다. 아울러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이 배고픔과 추위, 외로움 속에서 고통스러워하고 있지는 않은지 주변을 살펴봐야 하는 시기다. 흥청망청 술에 취해 이성을 잃고 건강도 잃는 송년회 보다는 전기한 예처럼 아름다운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옳다. 단순히 먹고 마시는 송년회를 계획한 분들은 이제라도 뜻 깊은 송년회로 전환해 봄이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