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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농산물 아트’ 都農상생 돌파구

 

2010년은 우리의 주식인 쌀이 남아돌아 대책마련에 분주한 한해였다. 반만년 역사를 통틀어 우리민족이 쌀이 남아돌아 걱정인 때가 또 있었을까?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이 26%로 70% 이상을 다른 나라에 의존하고 있지만 쌀이 남아돌아 ‘식량주권’이니 ‘식량위기’니 하는 말들이 비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추수가 끝나고 논바닥이 훤히 들어난 지금은 이상기상으로 인해 벼 수확량이 감소하고 품질도 떨어져서 농업인들이 또 다른 고초를 겪고 있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농업·농촌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새로운 활로를 찾자는 목소리는 끊임없이 제기 돼 이제는 진부하기까지 하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의 도시민 정서에는 농촌이 영원한 마음의 고향이며 정서적 안정을 주는 장소로서 여전히 건재하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도시민과 농촌을 어떻게 연결해 상생의 길을 갈 수 있을까? 그 중의 한 방법이 농촌자원을 활용한 농촌관광 활성화가 아닐까 싶다.

이를 위해서 농산물과 예술이 접목된 농산물아트가 부각되고 있다. 곡물아트와 논아트가 그것이다. 곡물아트는 우리가 자주 먹고 있는 곡물 종자를 이용한 예술을 의미한다.

즉 쌀, 콩, 팥, 녹두, 참깨, 들깨, 수수, 조, 기장 등 곡물 종자 고유의 색상을 이용해 다양한 캐릭터나 국기 등 예술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지난 7월 6일 개최된 한-아프리카 농식품기술협력협의체(KAFACI) 회의에 참석한 아프리카 16개국 장·차관들은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다양한 색상의 작물 종자로 만들어진 자국 국기를 선물 받고 ‘세상에 하나뿐인 선물’ 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한 예에서 보듯이 정성이 가득 담긴 선물로 매우 가치가 높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일반 국민이나 어린이들에게 체험행사로써 인기가 높아,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논아트는 색깔이 다른 벼를 심어 논을 캔버스 삼아 예술작품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 기술은 친환경적이며 지속가능한 광고 홍보기법으로 각광 받고 있다.

올해에는 우리나라 최북단 철원에서 땅끝 해남까지 전국 방방곡곡에서 이렇게 예술작품으로 변신한 논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한해였다.

전국 46개 지역에서 자색과 황색, 백색, 녹색벼를 이용해 다양하게 연출된 예술논이 농촌을 찾는 이들을 반겨줬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은 농산물시장개방에 대응해 우리 쌀과 농업의 중요성을 일반 국민들에게 인상 깊게 알리고 쌀 소비를 장려하기 위해 이 기술을 개발했다.

지난 2007년 ‘광고 홍보용 벼논 식물 재배 방법’이라는 이름으로 특허출원 된 이 기술은 올해 6월에 최종 특허등록 된 바 있다.

그 동안 높은 홍보효과와 더불어 농촌관광의 또 다른 볼거리로 소문나면서 불과 3년 만에 전국적으로 확산돼 지역문화와 브랜드를 알리는데 일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 기술의 단점이면서도 매력적인 점은 논아트를 완성하기 위해 기계화로 사라져 가는 손 모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봄철 벼농사의 가장 고된 그리고 가장 많은 추억이 서린 모내는 광경은 기성세대에게는 향수를, 어린 세대에게는 신기함으로 다가올 것이다.

‘봄에 모내기해 여름에는 예술논을 감상하고 가을에는 추수하는 기쁨을 논아트와 함께하는 농촌체험 프로그램으로 활용한다면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도시민이 다시 찾는 우리 농촌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하는 즐거운 상상을 해 본다.

농업은 종자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재배·수확해 우리 식탁에 오기까지 자연과 인간이 함께하는 종합예술이다.

종합예술(농업)에 예술이 더해지면 어떻게 될까?

지금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관에 가 보자. 올해 전국적으로 만들어졌던 색깔벼 예술논 사진전이 곡물아트 작품 전시와 함께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마무리를 농산물이 예술과 만나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과정을 감상하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박종복 농진청 식량과학원 홍보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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