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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방학 때 우리아이 건강 체크하세요

 

우리나라 부모들에게 가장 보람 있는 일은 ‘자식 농사 잘 짓는 일’이라고 한다. 신생아기부터 유아기를 거쳐 소아기, 학동기, 청소년기까지 잔병 없이 건강하게 쑥쑥 자라는 것이 부모의 최고 바람이라 할 수 있다. 교육열 또한 세계에서 최고수준으로 평가되는 만큼 우리나라의 부모를 일컬어 ‘헬리콥터맘’이라는 신종어까지 출현할 정도이며, ‘내 자식만큼은 최고로 키우자’라는 부모의 의식이 팽배해져 있다.

그런데 요즘 일부 부모들의 문제는 자식에게 돈을 많이 투자하는 것이 곧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남들 다 하는데’ 혹은 ‘왠지 불안해서’ 건강보조제나 값 비싼 보약을 먹이고 아이의 적절한 상태를 파악하지 못한 채 상업적 광고에 휘말려 헛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경우가 흔하다.

예전에 비해 병원의 문턱이 낮아지고, 환자들이 질병에 대한 관심이 커졌지만, 부모님 모두 직장에 다니는 가정이 대부분이고, 교육열이 높아짐에 따라 아이들 자체도 어릴 때부터 어린이집, 유치원을 가고 학교를 다녀온 후에도 여러 학원을 다녀야 하므로 병원에 와서 건강체크를 할 시간이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방학이야 말로 아이의 건강 상태를 체크할 가장 적절한 시기라 볼 수 있다. 건강 검진은 성인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신생아기부터 소아기, 초등학생에서 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아이의 건강을 위해 필수적인 요인이라 할 수 있다.

다음의 예는 소아 건강검진을 통해 평소 부모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증상들이 전문의의 진료 및 검사로 발견되고 치료돼 아이들과 부모들이 행복할 수 있었던 실례이다.

단순감기로 진료실을 찾은 은지는 초등학교 6학년 여자아이치고는 꽤 크고 성숙해 보였다. 키는 156㎝(75~90%), 체중은 53㎏(75~90%)으로 초경도 이미 5학년 때 시작했다. 아이 엄마는 아이가 밥을 잘 먹지만 늘 피곤해하며 힘이 없고,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라서, 면역력을 높이려고 몸에 좋다는 홍삼을 항상 달여 먹이고 있다고 했다. 진찰 상 안색이 상당히 창백하고 결막에 빈혈 소견이 있어 기본적인 혈액검사(빈혈, 간기능, 신기능)을 시행했으며, 혈색소 수치가 8.5g/dL로 상당히 낮은 소견을 보였다. 성장이 빠르게 진행되는 청소년기 초기에는 철 수요량이 많이 요구되는데 영양섭취가 부족한 경우에 철결핍성 빈혈이 일어나기 쉬우며, 특히 여아인 경우에는 월경으로 인해 실혈이 돼 더욱 가중될 수 있다. 경구용 철분제제를 복용한 지 6개월 후, 다시 진료실을 찾았을 때 은지가 느꼈던 전신 쇠약감이나 잦은 감기와 같은 증상은 사라지고, 진찰소견 또한 개선된 점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간단한 혈액검사로 알 수 있는 질환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있어 적당한 연령대에 시행한 소아검진이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다.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 만 4세 승현이는 환절기만 되면 늘 감기를 달고 살고 있으며, 가까운 소아과에서 감기약을 먹이면서, 할머니의 성화로 한의원에 방문, 한약을 계속 먹고 있었다. 승현이 엄마는 “유치원에 가는 날 보다 집에서 지내는 날이 더 많다”라고 할 정도로 잦은 병치레에 걱정이 많았으며, 증상 호전이 없어 도대체 아이의 몸에 어떤 이상이 있는지 궁금하다면서 병원에서 종합적인 검사를 실시하고 싶다고 방문했다. 소아검진에서 실시되는 알러지 검사에서 집 먼지 진드기에 강양성을 보였고, 이학적 검사에서 천식 소견이 있었다. 이에 의료진은 흡입스테로이드 분무를 하루에 한번씩 하는 천식유지치료를 시행했고, 그 이후는 잠도 잘 자고, 기침 횟수도 줄어 정상적인 유치원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건강해 보이는 어린이와 청소년도 숨은 질병이 있을 수 있다. 자주 감기에 걸리고 기침을 오래하는 아이, 허약체질인 어린이와 청소년, 새 학년이 시작되는 어린이, 초·중·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아이, 잦은 두통을 호소하는 아이, 변비와 설사를 번갈아 가면서 자주 배가 아픈 아이, 동일성·동일연령에서 10㎝이상 작은 경우 등에는 건강검진이 더욱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여러 부모님들이 아이들의 건강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갖추고, 정기적인 건강 검진과 함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의 상담 및 진찰로 아이들의 건강이 지켜진다는 신념을 갖기를 바란다. /최정훈 삼육의료원 소아청소년과 주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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