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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가톨릭 사제

오늘날의 정의에는 선택 뿐만 아니라 미덕도 포함되는 생각이 뿌리 깊다. 그러므로 정의를 고민하는 것은 곧 인간에게 있어 최선의 삶을 고민하는 것이다. ‘정의론’ 분야의 세계적 학자이자, ‘공동체주의’의 대표적인 이론가로 손꼽히는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Justice)’는 정의와 부정, 평등과 불평등, 개인의 권리와 공동선에 관해 다양한 주장과 이견이 난무하는 이 영역을 어떻게 이성적으로 통과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 명쾌한 답변을 제시한다. 지난 10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정진석 추기경의 4대강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추기경의 궤변’이라는 성명에서 추기경이 “개발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자”고 한 것에 대해 “주님의 예언자들은 훗날의 멸망을 내다보고 당장의 회개를 촉구했다”며 정 추기경의 말이 ‘거짓 예언’으로, ‘4대강 공사 때문에 빚어진 교회분열의 가장 큰 책임은 정 추기경’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13일엔 진보적 성향의 천주교 원로 사제들이 추기경의 4대강 사업 발언을 비판하면서 용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천주교계 안팎에서는 이 문제를 교계 내 보수와 진보 간에 해묵은 갈등의 표출로 보고 있다. 추기경의 용퇴를 주장한데 대해 급기야 평신도 모임인 한국천주교나라사랑기도회는 원로사제와 저의구현사제단에게 즉각 교회를 떠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단 한 번 기도회를 가진 적도 없으면서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폐지, 쇠고기 촛불 미사, 해군기지 건설 반대 등 북한체제를 지지하는 좌익운동이 과연 ‘정의’이며 4대강 문제 등 민감한 정치 이슈에 개입해 찬반을 선동하는 것이 ‘정의구현’이냐는 것이다. 정 추기경의 사목(司牧) 지침은 ‘옴니버스 옴니아(Omnibus Omnia.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다. 이 말은 우리 사회를 바로 세우고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등불과도 같다. 원로 종교학자인 정진홍 교수는 추기경의 4대강 발언과 관련해 “사목적인 고뇌의 과정이 잘 드러난다”며 “책임 있는 종교지도자의 모습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유야 어찌 됐든 가톨릭 사제들의 자기성찰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해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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