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근무하며 높은 생산성을 구가하는 스마트워크가 우리 사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일을 열심히 하는 직원 보다는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똑똑한 직원에게 인센티브를 줘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사무실에서 온종일 앉아 일하는 전통적인 근무방식에서 벗어 난 스마트워크는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리나라의 IT 인프라는 세계 최고수준으로 ‘미래학의 거두’인 짐 데이토 하와이대 교수는 최근 “한국사회는 미래사회와 미래노동을 설계할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우리가 가진 통신망과 인터넷 환경은 세계 1위지만 활용도가 낮다는 점이다. 따라서 IT 인프라 강국에서 IT 활용 강국으로 어떻게 나아가느냐가 풀어야 할 숙제인 셈이다. 스마트워크는 생활 대혁명이라고 할 만큼 우리가 일하고 생활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것이다.
스마트워크 도입을 위해 일부 기업에서 재택 근무제를 실시하고는 있지만 아직 성과는 미미한 편으로 스마트워크 성공의 관건은 기술이 아닌 문화라는 지적이다. 이는 직장 상사 앞에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이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것이 직장인들의 대체적인 심리이기 때문이다. ‘도그 이어(dog year)’라는 말이 있다. 수명으로 볼 때 개의 1년은 인간의 7년에 해당한다는 데서 나온 말로 특히 변화가 극심한 IT업계나 인터넷 비즈니스계에서 주로 쓰인다. 말하자면 1년 늦으면 7년이 처진다는 얘기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은 이미 옛 말이 돼 버린 지 오래다. 요즘은 매일매일 아니 시시각각 세상이 변하고 있다. 속도의 무서운 기세에 떠밀려 가는 세상이다.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고 변화를 주목하고 읽어내지 못하면 이토록 스마트한 세상에서 설자리가 점점 좁아질 뿐이다.
정부는 스마크워크 참여 근로자가 올해 3% 수준에서 2015년 30%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2015년까지 스마트워크 센터 500개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스마트한 것도 좋지만 이러다간 자칫 ‘언제 어디서나’ 개 목걸이에 묶인 일의 노예 신세나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앞선다. /이해덕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