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비용이란 한정된 재원 속에서 생산 활동이나 소비활동을 할 때에 어느 하나를 선택함으로써 다른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을 뜻하며, 매몰비용이란 이미 지출이 돼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을 말한다.
지금 수원천 복원이 한창이다. 지난해 9월 무엇인가에 쫒기듯 서둘러 착공식을 했고, 지금은 50% 공정이 진행돼 복개구간이 철거되고 교량 건설이 일부 진행, 이제 2011년 말이면 준공돼질 것이다.
물론 공사비 700억(국·도비 포함)이라는 엄청난 금액을 투입한 복원사업인 만큼, 친환경적인 생태하천으로서 아름답고 웅장한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사실 필자는 수원시의회 의원시절 도시건설위원회 소관 업무는 아니었지만 수원천 복원에 대해 비용에 비해 효율적이지도 못하고, 또 시급하게 꼭 필요하지 않은 불요불급한 사업이라 판단해 반대를 했고, 복원을 오는 2012년 이후로 늦출 것을 주장했었다.
물론 몇 명의 의원이 반대한다고 해서 사업을 취소할 수는 없었을 것이고, 이제 와서 뒷북친다고 책임과 부끄러움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이라도 문제점에 대해 깊이 성찰해 보완하고 유사한 사례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원천 복원사업의 가장 큰 문제는 첫째, 유지용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청계천이 한강의 물길을 돌려 흘려보내 유지용수가 풍부하고 비용이 덜 드는 반면, 수원천 복원은 1일 최하 2~3만 톤의 유지용수를 팔당원수를 사서 흘리거나(215원/톤), 관로를 매설해 하류 또는 서호수자원센터에서 끌어 올려 흘리는 방법으로써는 관로 매설비도 만만치 않을 뿐더러, 1년 간 최소 15억~25억원 이상의 유지비용(물값, 전기세)이 든다.
둘째, 복원 구간은 789m에 불과한데 차량통행용 교량 5개, 보행용 교량 3개, 산책용 1개, 총 9개의 교량을 건설하게 돼 있는 점과 하천 제방의 옹벽설계로 전통적인 화성의 미관과 어울리지 않으며, 친환경 생태공원, 홍수대비와도 거리가 먼 토건산업에 불과하다. 셋째, 교통 혼잡 완화를 위해 주변도로 확장의 필요성으로 인한 막대한 추가비용 발생이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도 수원 화성복원사업, 그 중에서도 남수문의 복원이 오는 2015년 이후로 계획돼 있어 전혀 시급하지 않은 사업으로서 남수문 복원 및 성곽잇기사업과 연계해 추진할 것을 줄기차게 주장했었다.
사실, 수원천 복원을 반대하기에는 지자체장의 공약사업이라고 밀어붙이는 것은 둘째로 치더라도 환경론자들의 친환경생태자연하천으로의 복원이라는 명분, 그리고 언젠가는 꼭 해야할 사업이기 때문에 고심을 했다. 그러나 어느 하나를 선택함으로써 다른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되는 기회비용이란 측면에서 봤을 때, 수원천 789m 복원비용 700억원이면, 수원시주차난 해결을 위한 주차장 3~50억원규모 20개를 건설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이다.
물론 정책적인 측면에서 혹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보는 관점이 다를 수는 있지만 효율적인 측면에서도 수원천 복원으로 관광객이 증가하는 효과도 크겠지만 주차장 1개에 하루 이용객 최소 200명(가족포함)으로 계산해도 하루 4천명이 되고 1개월이면 12만 명, 1년이면 144만 명이 이용하는 다중시설로서 가난한 서민의 실질적인 ‘삶의 질’향상을 위해 꼭 필요한 공공시설이 됐을 것이라 확신한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학교지하를 이용한 주차장을 건설했다면 민방위대피소로도 요긴하게 활용됐을 것이다.
지난 2008년 수원역사박물관, 2009년 수원화성박물관, 2010년 경관육교, 그리고 2011년 준공예정인 수원천 복개 복원사업이 기회비용이란 측면에서 봤을 때 투자비용에 대비해 편익이 큰 사업으로 시민의 심판을 받을지 아니면, 지자체장의 전시성, 치적쌓기용 사업으로 매년 운영 적자가 나는 다시 되돌릴 수 없는 매몰비용으로 전락이 될 것인지 두려운 마음으로 지켜보며, 다시 한 번 선출직으로서 지자체장의 정책결정과 집행과정의 투명성, 그리고 의원들의 소신 있는 의정활동을 기대해 본다./김효수 前 수원시의원·본지 독자권익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