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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두 마리 토끼

‘25시’의 작가 게오르규(1916~1992)는 젊은 시절에 잠수함에서 수병생활을 했다.

그 시절은 과학이 크게 발달하지 않아 잠수함 내부의 산소를 측정하기 위해 토끼를 태우고 다녔다.

산소함유량에 민감한 토끼의 상태를 보고 수면으로 떠올라 산소를 공급했다고 하니 토끼는 위기를 먼저 알아채고 사람을 구하는 역할을 한 셈이다. 게오르규가 탄 잠수함의 토끼가 죽자, 선장은 환경에 대한 감수성이 유난히 강한 게오르규를 토끼 대신 그 자리에 있게 했다.

훗날 이러한 체험을 바탕으로 게오르규는 정치적으로 억압적인 상황이나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 등에 가장 먼저 소리를 내는 사람이 바로 ‘예술가’라고 했다.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2007년부터 매년 그 해의 간지(干支)에 해당하는 동물을 주제로 트렌드 키워드의 첫 글자를 조합해 발표해왔다.

2011년, 신묘년(辛卯年)을 맞아 제시한 10대 트렌트 키워드는 ‘TWO RABBITS(두마리 토끼)’다.

그러나 현대의 시장에서 우리가 잡아야 할 것은 단순한 두 마리 토끼가 아니라 매우 ‘모순된 토끼’를 의미한다. 현대의 소비자는 양면적이다.

요즘 소비자들은 중저가 패션제품을 즐겨 입으면서도 때로는 엄청난 고가의 명품을 사들이는가 하면 가격이 저렴한 보급형 제품이라도 품질은 우수하길 원한다.

또 미니홈피,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자신의 일상을 낱낱이 공개하면서도 프라이버시는 보호받고 싶어한다. 기술 발달도 소비의 양면성을 부추긴다. 이처럼 모순된 요구가 시장을 주도하게 될 2011년 소비트렌드를 미리 살펴본다면 토끼처럼 도약하는 한 해를 대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에게 토끼는 ‘별주부전’이나 ‘토끼와 거북이’와 같은 이야기나 ‘산토끼’ 같은 노래로 익숙한 동물이다.

1960년대나 70년대 초반 시골에서 초등학교를 다닌 세대는 당시 집에서 토끼를 길러본 경험이 꽤 있을 것이다.

토끼를 길러 돼지를 사고, 다시 돼지를 팔아 소를 사고, 땅을 사고, 그러면서 부자가 되는 꿈을 꾸던 시절이 있었다. 아날로그적 얘기지만, 교훈은 있다. 실현가능한 것부터 밟아 올라간다는 것. 새해엔 욕심내지 말고 한 마리 토끼라도 확실히 잡아보면 어떨까./이해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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