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인천 찜질방으로 피난을 온 주민들의 곤궁한 생활 이야기는 한동안 언론의 주된 화제였다. 찜질방에서 많은 주민들이 생활하다보니 제대로 잠자지도 못하고 소음과 먼지 때문에 병이 날 지경이라는 보도는 국민들을 답답하게 했다. 무슨 나라가 포격을 피해 섬을 빠져 나온 사람들, 외국 난민들도 아닌 자국의 국민들을 저리 방치하고 있단 말인가? 거기에다 국민들을 더욱 답답하게 만든 일이 일어났다. 제일 먼저 연평도 주민들을 도왔던 인천의 찜질방 인스파월드가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그것이다.
인스파월드는 연평도 포격 이후에 인천으로 탈출한 섬주민들을 돕기 위해 자진해서 숙소를 제공했던 곳이다. 순수한 마음으로 곤란에 빠진 섬주민들을 돕고자 한 일이었는데 이 때문에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보도에 따르면 인스파월드는 처음부터 무상으로 주민들에게 시설을 제공하겠다고 했는데 이 때문에 생계의 위협을 받고 있단다. 연평도 주민들이 꽉 들어찬 찜질방은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다보니 시설물들이 많이 부서지고 심지어는 여러 사건도 일어나게 돼 일반 손님들의 발걸음이 끊어질 수 밖에 없고 이로 인해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다.
처음엔 돈 받으려고 숙소 제공했다는 오해를 받을까봐 정부의 지원을 거절할까 했지만 할 수 없이 옹진군청의 지원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참으로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인천세무서에서 지원금을 모조리 가져가겠다고 정부지원금을 압류해 버린 것이다. 세금 일부러 안 내고 버티는 부자들도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세금 낼 의지가 있는데도 마지막 자금줄인 지원금마저 뺏어가겠다는 심보에 네티즌들이 화가 났다. ‘나라가 못 하면 우리가 하자’는 온라인 제안이 올라왔고, 트위터 등을 통해 관련 소식이 전해지고 있단다.
이들은 “정부지원금을 압류한다면 앞으로 누가 어려운 이웃을 돕겠느냐. 국가가 안한다면 우리가 한번 살려보자”며 찜질방 돕기를 제안했다. 이에 송영길 인천시장은 세무서 쪽과 협의,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물론 세금은 당연히 내야하고 받아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법에도 눈물이 있고 정상참작이라는 여지가 있다. 피난 나온 주민들을 위해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자신의 영업장을 내준 찜질방 주인에게 상은 못줄망정 정부지원금마저 압류해 버리는 몰인정한 처사는 해도 너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