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입학철이면 신입생을 둔 학부모들은 허리가 휠 지경이다. 입학을 준비하는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새학년에 들어가 사용할 교과서나 도서구입에 비용이 든다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성인 정장 뺨치는 높은 가격에 강제적으로 교복을 구입해야 하는 학부모로서는 교복의 질을 떠나 터무니 없이 높은 가격에 억울한 심정마져 드는 것이 현실이다. 교복을 개별적으로 구입하는데 드는 비용이 20만~30만원이고 그나마 공동구매가 이뤄진다고 해도 15만~21만원을 훌쩍 넘기기가 일수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교육감 후보들은 교복공동구매를 통해 비용을 줄이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지만 뾰족한 수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교복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찬성하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는 것은 교복에 대한 터무미 없는 가격에 피해를 보고 있다는 의식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속에서 전국에서 가장 낮은 가격인 13만8천원에 교복을 공동구매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수원시교복공동구매학부모연대 이철원 대표는 5일 경기도교육청에서 사단법인 한국교복협회 진상준 회장과 수원지역 중학교 신입생 교복을 13만8천원에 공급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수원교복연대는 지난해부터 저비용에 교복을 공급할 수 있는 업체를 대상으로 입찰을 진행해 한 달여에 걸친 품질검사와 공장실사 등을 거쳐 중소 교복제조업체가 조합 형태로 참여한 사단법인 한국교복협회(KOSA)를 납품업체로 선정했다. 이철원 대표는 학교배정(1월28일 전후) 입학 때까지 촉박한 일정 때문에 교복제조에 높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일찍 중학교를 배정해준다면 소비자와 생산자가 모두 지금보다 좋은 조건으로 교복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같은 내용을 도교육청에 건의하기까지 했다. 가격이 저렴한 만큼 우려되는 품질면에서도 중소업체의 교복품질이 값 비싼 대형 브랜드 교복보다 우수하다고 믿어도 된다고 말한다. 바느질이 꼼꼼하고 원단 샘플도 재고를 사용하지 않는 원칙을 고수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번에 전국에서 가장 낮은 교복 공동구매를 추진한 장본인은 지방언론인 출신인 이철원 대표다. 평상시에도 서민과 소외계층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꾸준히 아이디어를 제공해온 이 대표는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교복업체를 선정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교복을 공급하는 산교육의 장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고 강조한다. 이 대표의 소망대로 도내 모든 학부모들에게 공동구매의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교육당국은 가능한한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