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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0살 어린 쿠바신랑과 사랑엮기…쿠바의 연인

쿠바와 한국 이질적 문화충돌 경험 바탕
정호현 감독 자신 연애사 진솔하게 담아

 

‘직장을 다니다 관두고 다큐멘터리 감독이 됐다, 캐나다로 유학을 떠났다가 잠시 여행 갔던 쿠바의 매력에 반했다, 한국에 돌아왔다가 다시 쿠바를 찾았을 때 10살 연하의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

오는 13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쿠바의 연인’을 찍은 정호현 감독의 이야기다. 그는 이 다큐멘터리에서 쿠바 사회의 모순을 드러내면서 자신과 남편 오리엘비스가 한국에서 함께 지내면서 결혼하기까지의 다양한 갈등을 그렸다.

정 감독은 두 사람의 만남부터 결혼까지, 낮부터 밤까지, 부엌부터 침실까지 도무지 숨기는 것 없이 모든 것을 당당히 드러내며 ‘마음껏 연애하라’고 외치고 있다. 언어와 피부색이 다를 뿐, 보통의 연인 사이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고스란히 보여줌으로써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또 내국인과 관광객을 철저히 구분하는 이중화폐 체계 속에서 쿠바인들은 비싼 생필품을 어떻게 구매하는지, 인터넷은 어떻게 사용하는지, 시내 버스 안 풍경은 어떤지, 부모님에게 애인을 소개하는 방식은 어떻게 다른지 등 접하기 힘든 쿠바인들의 내밀한 이야기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실제 촬영 중 주변인들의 신고로 더 이상 만남을 지속하지 못했던 쿠바 친구의 이야기 또한 영화 속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여유와 낭만이 넘치지만 한편으로 ‘자유의 억압’이라는 그늘도 간직하고 있는 ‘쿠바’를 보여주는 것.

특히 한국과 쿠바를 오가며 주워담은 영상들이 언뜻 ‘그렇고 그런’ 연애담으로만 보일 수도 있지만, 여전히 ‘피부색’에 민감한 한국의 정서를 말하는가 싶으면 어느새 가부장제와 관습화된 결혼제도, 종교는 물론 정치와 문화 전반까지 아우르는 등 그 안에 담고 있는 이야기는 매우 진지하다.

‘국제 연애, 결혼’이라는 지극히 사적인 경험에서 시작한 이야기 속에 사회주의·자본주의, 흑인·황인, 종교인·비종교인 등 이분법적인 사고에 대한 거부감을 담아내고 있음은 물론 이를 통해 세계를 보는 새로운 시각에 대한 진지한 질문까지 던지고 있다.

다큐멘터리 ‘쿠바의 연인’은 호현·오로 커플이 실제로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길을 가려는 많은 이들에게 가장 생생한 안내서이자, 용기백배 응원을 전하는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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