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인상적인 영상광고를 한 편 봤다. MBC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에서 만든 ‘비빔밥 광고’가 바로 그것이다.
사물놀이, 부채춤, 장구춤, 태권도 등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들이 형형색색으로 어우러져 비빔밥의 멋과 맛을 환상적으로 표현했다.
완성된 광고는 미국 뉴욕의 타임스퀘어 전광판을 통해 방영되면서 우리나라 국민 뿐만 아니라 세계인의 눈길까지 사로잡았다.
이는 한 예능프로그램이 아닌 대한민국의 무한도전이 아니었나 싶다.
호랑이의 강한 기운 탓인지 2010년 경인년(庚寅年)은 우리나라가 세계 속으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던 해였다.
이러한 광고 외에도 G20 서울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비롯해 벤쿠버 동계올림픽, 남아공 월드컵 등을 통해 ‘대한민국’ 즉 ‘korea’를 널리 알릴 수 있었다.
그러나 ’기쁨과 슬픔은 한 짝‘이라는 말처럼 어려움도 찾아왔었다.
천안함 침몰, 연평도 폭격으로 한 민족인 북한과의 긴장과 대립이 더욱 고조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농업 경제는 고배(苦杯)를 마시며 ‘한 해’란 고개를 힘겹게 넘었다.
한반도를 찾아온 불청객 태풍 곤파스와 이상기온 등으로 농작물이 큰 피해를 입었다.
여기에 전국각지로 퍼진 구제역으로 많은 농민들이 자식처럼 키운 가축을 땅과 가슴에 묻어야 했다.
‘위기는 곧 기회’란 말이 있다. 올해엔 농업 경제에 희망적인 기회가 올 것이란 확신이 든다.
이유는 올해 신묘년(辛卯年)을 상징하는 토끼의 묘(卯)가 농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묘(卯)는 계절로는 2월, 시간으로는 오전 5시부터 7시를 의미한다.
계절은 한 해의 농업이 시작되는 시기이고 시간인 묘시는 농업인들이 일을 시작하는 시간이다.
여기에 토끼 자체가 번창과 승진을 암시하고 있으니, 이보다 더 예감 좋은 한 해가 있을까 싶다.
지난해 ‘금값채소’와 ‘구제역’ 등으로 많은 국민들이 다시금 ‘농업의 중요성’을 깨달았을 것이다.
하지만 농업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갖게 된다면 ‘현재보다 미래를 보고 키워나가야 하는 산업’임을 알게 될 것이다.
이젠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것은 기본이다.
앞으로 농업자원은 IT, BT, NT 등과 결합돼 새로운 고부가 가치창출이 가능한 많은 산업이 탄생될 것이다.
즉 우린 한 광고의 카피처럼 ‘침대가 과학’이 아닌 ‘농업이 과학’인 시대를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농업의 첨단과학기술과의 융·복합으로 많은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미 1차에 5차를 더한 ‘6차 산업’으로 불리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실제로 최근엔 곤충, 애완동물, 바이오에너지, 종자산업, 식품산업 등에서 농업의 다양한 고부가 가치창출의 가능성이 확인 및 입증됐다.
이제 미래성장 동력이 될 농업 분야를 개척하는 일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인 것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농업의 성장단계는 ‘청소년기’라고 생각한다.
도움, 관심이 없이는 올바른 성장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농진청에선 올해도 미래 핵심 기술 개발, 농업생산 현장의 실용화 가속을 위한 원천기술 개발, 해외 농업기반 구축 등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국가에서도 농업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지원이 계속돼야 할 것이다.
여기에 국민들의 따뜻한 응원이 더해진다면 시너지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농업은 ‘작지만 강한 농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언젠가는 우리 농업이 앞서 소개한 비빔밥 광고처럼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 시킬 수 있는 날이 오길 희망한다. /정광용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