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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역적 문화사업에 의한 지역발전

굴뚝산업 지역발전 옛얘기 문화사업 관심 새 시각 필요

 

2008년 미국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우리나라에 제2의 IMF가 온다고 영국 모 경제매체에서 떠들었던 것이 불과 3년 전의 일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전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가장 빨리 금융위기에서 벗어났다. 우리나라는 현재 2년 연속 무역흑자국인데다, 지난 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수출 세계 7위에 도달하기도 했다. 반면 계속 잘 될 것만 같았던 휴대전화 사업분야에서 해외 업체의 스마트폰 사업 진출에 따라 그 기세가 꺾이기도 하는 등 무엇보다 변화무쌍한 시간이기도 했다. 더욱이 기후변화와 녹색성장 등과 같은 시대적 패러다임의 변화는 기존에는 서로 다른 분야여서 관련지을 수 없을 것 같았던 분야들간의 연대를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IT와 환경기술이 접목돼 태양광, 풍력, 물, 퇴비 등과 같은 자연에서 흔히 얻을 수 있는 것을 소재로 하는 건축산업분야, 도시설계분야, 에너지재생분야 등이 새로운 영역을 다시금 떠오르고 있는 것도 이러한 흐름 때문이기도 하다. 더 이상 굴뚝산업에 의한 지역발전을 모색하는 시대는 옛날 얘기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에 위축되기 쉬운 것은 서울과 같은 대도시가 아니라, 오히려 중소도시, 중소지역이라는 것이 국가의 경쟁력을 구축하는 데에 더욱 중요하다. 그 이유는 관련 인재의 공급과 교통환경이 다소 부족한 것을 제외하고는, 환경적 측면, 토지의 경제적 활용 측면, 이용가능한 친환경자원 측면에서 대도시가 갖지 못하는 이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에서는 지난 3년간 지역산업 기반 확충에 4조원을 투입해 지자체별 칸막이식 지원에서 광역경제권 중심의 지역산업 육성으로 전환하고자 했다. 그리고 해당 권역별로 맞춤형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자 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대도시, 대기업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고, 아울러 지자체는 여전히 발전의 기회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굴뚝산업이 아닌 ‘문화산업’은 그 가치가 나날이 높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서의 ‘문화산업’은 좁은 의미, 영상, 게임, 공연, 미술 등의 장르별 혹은 자동차, 조선, 스마트폰 등 개별 품목별 산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문화산업은 소위 유무형의 지역적 가치자원과 지역인재가 지역적 공간을 바탕으로 형성되고 발전해나가야 하는 것임에도 우리는 여전히 기존의 인식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것이다.

문화와 산업을 연결해 그 문화적 가치,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매개체는 무엇이 있을까. 첫 번째는 바로 ‘사람’이며, 두 번째는 그 ‘사람’이 생활하고 일하며 쉬는 ‘공간’이다. 문화와 산업은 바로 이 두 가지 요소를 제외하고는 존재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문화산업이 여러 자료에서 언급되고 있는 영국 등의 선진 국가의 문화산업처럼 그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지 않은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제도 및 정책, 인력 부족, 재정 등 기본적인 분야에서의 문제는 당연히 존재한다. 하지만 이 외에도 더욱 중요한 것이 ‘문화산업’의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사람’에 대한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이 활동하는 ‘문화산업의 현장’이 곧 ‘활동공간, 작업공간’이다. 길게 표현하자면 ‘문화산업을 가능하게 하는 다양한 분야의 인재가 창의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환경(creative milieu)’인 것이다.

간혹 TV 및 신문 등의 언론매체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의 문화를 소개할 때 종종 놀이터와 같은 일터라며 소개하거나, 잘사는 도시를 소개할 때 그 도시의 역사문화와 산업이 어우러져 고유의 장인들이 지역산업의 중심이라고 소개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소개되는 이유는 어떠한 분야이든 간에 ‘사람’이 없이는 존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람에 의해 만들어지고, 다듬어지고, 변형되며, 새로운 모습과 새로운 가치를 꾸준히 갖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사람의 오감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 일의 효율을 높이는 생산성 제고로 연결되기 때문인 것이다.

즉 ‘산업’분야에서 즐겨 얘기하는 ‘영역’과 ‘품목’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아울러 장르별 문화분야, 예술분야가 아닌 것이다. 따라서 ‘문화산업’을 소통이니, 통섭이니, 거버넌스니 하는 어려운 말을 사용하지 않아도, 당연히 ‘함께’ 해나가야 하는 속성을 갖는 것으로 인식하지 않으면 지역 발전은 물론 국가 발전에도 기여하는 데에 미치지 못하게 된다. /오민근 문광부 시장과 문화 컨설팅단 컨설턴트, 前 문광부 공간문화과/지역문화과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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