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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질 높은 예술작품, 관객을 움직인다

예술가의 길 험난한 여정 인생경지 예술의 질 결정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 이란 시처럼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야하는 사람이 예술가입니다. 그 길을 용기 내어 걸어 왔기에 “훗날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 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노래 부를 수 있습니다. 그 길은 피와 눈물, 그리고 땀을 요구하는 길입니다.

예술가의 길은 참으로 험난한 여정입니다. 시련을 극복하고 훌륭한 예술작품을 만들어 냅니다. 진정한 예술혼이 무엇인지 깨닫게 하는 그런 작품을 일컫습니다. 예술가는 생각의 씨앗을 심어줍니다. 생명력이 펄펄 살아 있는 예술은 관객을 불러 모읍니다. 흡인력(吸引力)을 가집니다. 관객을 움직입니다.

‘음악의 성인’ 이라는 베토벤은 평생 지독한 불행과 싸웠습니다. 그 불행에 결코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의 학대에도 불구하고 음악의 길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가난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는 아픔 속에서도 학구열을 불태웠습니다. 음악가에게 치명적인 청각장애에 시달리면서도 음악을 계속하였습니다.

베토벤 작품은 대부분 귀가 어두워진 후에 작곡되었습니다. 급성 중이염이 치료소홀로 만성이 되고 이에 따라 그의 귀는 점점 더 어두워졌습니다. 병이 깊어 요양을 가서 유서를 썼지만 자살을 시도 하지 않았습니다. 훗날 ‘가슴 속에 있는 창작의 열망을 다 채우기 전에는 세상을 떠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산책을 하면서 떠오른 악상을 스케치북에 적어 넣고 한 곡을 완성할 때까지 수 없이 고쳤습니다. 그의 악보는 아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너덜너덜했고, 완성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가장 고통스러웠던 시기에 손꼽히는 교향곡 운명, 전원, 합창 등 걸작들이 탄생되었습니다. 고통 속에서 지내는 사람들에게 그의 삶과 예술은 구원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달랑 한 장 남은 달력에 겨울이 내려앉았을 때, 김대진 상임지휘자의 지휘 아래 수원시립교향악단은 그가 남긴 9번 합창을 감동적으로 연주해 관객들로부터 갈채를 받았습니다. 그날 공연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예술은 민족성의 표현입니다. 예술로써 그 자신의 진정을 표현하며, 자연과 역사는 언제나 예술을 낳는 어머니이고, 자연은 그 민족의 예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해 주고 역사는 밟아야 할 경로입니다. 예술가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만인의 공유물이 돼야 합니다. 소통의 도구로서 관객들의 친근한 벗이 되어야 합니다.

예술은 장르에 따라 다르겠지만 언어구사력, 상상, 기교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인생경지와 인격이 요구됩니다. 예술가들의 인격에서 향기가 나야만 예술작품에서 향기가 납니다. 예술가의 인생 경지가 높아야만 높은 경지의 예술작품을 낼 수 있습니다. 질 높은 예술작품이 나오게 하는 일은 사회정화와 정신문화를 살찌우는 일이 됩니다. 예술가들에게 마음의 연마와 인격 도야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예술가는 삶의 진실을 찾아내려는 사람들입니다. 예술가들은 관객들에게 인생의 신뢰와 삶의 진선미를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예술작품은 삶과 인생의 반영입니다. 좋은 예술작품은 좋은 예술가에서 얻어집니다. ‘나’라는 인생의 종(鐘)이 좋아야 종소리가 좋아지는 법이기에 그러합니다. ‘나’라는 악기가 좋아야만 음악도 좋아지는 이치와 같습니다. 관객들은 예술작품을 대하면서 새로운 발상과 기법을 유독 보고 싶은 것은 그 때문입니다. 그러나 말이 쉬워 새로운 발상과 기법일 뿐 실제 그 ‘새로움’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는 더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한물간 스타일을 답습할 경우에는 관객들의 발길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어디선가 본 듯한, 어느 곳에선가 들어 본 것으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예술이 아니고 예능입니다. 생경(生梗)한 관념이나 설익은 감정토로도 안 됩니다. 군더더기 없는 재치가 뛰어난 예술작품만이 관객을 움직입니다. 예술에서 중요한 것은 감동, 사랑, 바람, 그리고 생활입니다. 예술가는 예술가 이전에 먼저 인간이 돼야 한다는 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술작품은 예술가의 삶의 증거이기에 그렇습니다. /김훈동 수원예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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