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이 해적에 납치된 삼호주얼리호 선원들을 소말리아 아덴만에서 성공적으로 구출한 것과 관련해 야당이 이례적으로 칭찬일색이다. 그동안의 대결국면이 녹아내리는듯 한 분위기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24일 “이명박 대통령이 작전을 직접 지휘하셨다고 하는데, 훌륭한 작전능력에 찬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명박 대통령을 칭찬하는 발언과 메시지를 잇따라 던지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우리 군의 ‘아덴만 여명 작전’이 성공하자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 군 소말리아 해적 소탕에 박수를 보냅시다. 대통령께서 발표하시니 모처럼 낭보로 기분 좋습니다. 부상 선장 쾌유 빕니다”고 적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한나라당이 올 예산을 단독으로 처리한 이후 등을 돌린 여야 정치권의 관계가 전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언론에 보도되는 정치권의 모습은 서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듯한 싸움판이다. 무상복지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등 주요 현안을 둘러싸고 여야가 충돌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당 내부 의견조차 조율이 안된 상태로 논란을 계속하고 있다.
여기에 연초부터 물가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전·월세값은 ‘파동’이라고 할 정도로 올라가는 등 민생경제를 정부에만 맡길 단계가 지났다는 여론에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치권의 노력은 찾아보기 힘들다. 구제역에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창궐하고 있지만 정치권은 구제역 발생 1개월 보름이 지난 뒤에야 겨우 가축법을 개정해 공항 등의 검역을 강화하고 가축 전염병 확산방지 비용을 추가 지원토록 했을 뿐이다. 국회법에 2월 임시국회를 열도록 돼있으나 2월 2일부터 설 연휴가 시작되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2주일 후에야 국회 문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의 여야 상황이라면 그것도 불투명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여야의 대화와 타협이 가능하면 빨리 성사돼 국회에서 서민의 시름을 덜어주는 대책들이 나오기를 바라는 게 우리의 솔직한 심정이다. 전셋집을 구하느니 차라리 대출을 받아서 사는 게 낫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러다가 갑자기 부동산 가격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걱정되는 상황이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의회의 갈등이 풀리지 않아 주민투표를 해야 할 상황인데 정치권이 모른 척 한다면 그들은 앞으로 ‘국민’을 말해서는 안된다. 국회는 정치지도력을 갖춘 사람들이 모여서 사회의 갈등을 녹여 새 길을 찾는 용광로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