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방영된 인기드라마 SBS TV 주말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라임(하지원 분)의 아버지 길익선(정인기 분)의 내레이션으로 소개된 ‘소방관의 시’가 네티즌들의 심금을 울린 적이 있다. 주원(현빈 분)이 엘리베이터에 갇혀 괴로워할 때 라임의 아버지 익선이 ‘소방관의 시’를 읽어 내려간 것이다. “신이시여 제가 업무의 부름을 받을 때에는 아무리 강렬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저에게 주소서/ 너무 늦기 전에 어린아이를 감싸 안을 수 있게 하시고 공포에 떨고 있는 노인을 구하게 하소서/ 저에게는 언제나 안전을 기할 수 있게 하시어 가냘픈 외침까지도 들을 수 있게 하시고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화재를 진압하게 하소서/ 그리고 신의 뜻에 따라 저희 목숨을 잃게 되면 신의 은총으로 제 아이와 아내를 돌보아 주소서 (중략) 화염이 원하는 것을 내가 갖게 하시고 그에게 목소리를 주시어 신이시여 내가 듣게 하소서/ 저희 업무를 충실히 수행케 하시고 제가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하시어 저희모든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지키게 하여 주소서/ 신이시여 내 차례가 되었을때를 준비하게 하시고 불평하지 않고 강하게 하소서 내가 들어가서 어린아이를 구하게 하소서/ 나를 일찍 거두어 가시더라도 헛돼지 않게 그리고 내가 그의 내민손을 잡게 하소서”
‘소방관의 시’는 실제 미국 캔자스의 한 소방관이 화재 진압 후 끝내 어린이 세 명의 목숨을 구하지 못한 심정을 써내려간 시로 유명하다. 소방관의 안타까운 죽음이 있다. 22일 광주 광산구 월곡동 I아파트 14층에서 고드름 제거작업을 하던 119구급대원 이석훈(36) 소방교와 노은호(28) 소방사가 고가 사다리차 승강기와 함께 바닥으로 떨어져 이 소방교가 숨지고 노 소방사가 중상을 입었다. 상당수 진압장비의 노후화가 문제였다. 사고가 난 광산소방서의 고가 사다리차도 내용연수 15년을 넘긴지 4년째라고 한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는 노후 장비 교체를 청원하는 네티즌 100만 서명운동이 시작됐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담보로 하는 노후 장비를 교체해 주지 않는 정부 관계자들의 책임 크다./안병현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