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앞두고 치솟는 물가 상승으로 주부들의 체감경기는 엄동설한이다. 기록적인 한파와 구제역 파동 충격으로 인해 채소와 과일, 육류 등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생활이 팍팍한 주부들은 설 명절을 앞두고 고민에 빠져 주름살만 깊어 가고 있다. 주부들이 1-2명만 모이면 차례 상 차리기가 겁난다는 탄식이 여기저기서 이구동성으로 나온다.
물가상승으로 인한 실질소득 감소로 즐거워야 할 설 명절이 살인적인 명절로 기억될까 우려된다.
사단법인 한국물가정보는 20일 서울 경동시장에서 판매되는 제수용품 가격조사를 18일 기준으로 4인 가족의 설 차례 상 비용은 22만 7,000원으로 지난해 18만 9,000원보다 3만 8,000원(20.1%)이 늘었다고 19일 발표했다. 하지만 주부들이 피부로 직접 느끼는 차례 상 비용에 대한 체감지수는 그 이상이라는 게 중론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서울?경기지역 630명의 주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1년 설 소비계획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49.4%가 ‘올해 지출규모는 작년과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고, 38.6%는 ‘축소할 것’이라고 답한 결과를 미루어 볼 때, 설 장바구니에 대한 대략적인 그림이 그려진다.
필자는 설 명절을 앞두고 고물가로 차례 상 보기에 빨간불이 켜진 주부들의 깊어진 시름에 대한 해법을 재래(전통)시장에서 찾아보자고 제안한다.
1월 18일 오전 중소기업청과 시장경영진흥원의 발표에 따르면 재래시장의 설 제수용품 비용이 대형마트에 비해 25%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청과 시장경영진흥원은 지난 10-11일 전국 16개 시·도 36개 지역별 주요 재래(전통)시장과 인근 대형마트의 22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올해 설 차례상을 차리는데 소요되는 비용(4인 기준)은 전통시장이 평균 18만 7,988원, 대형마트가 평균 24만 9,990원으로 전통시장이 마트보다 24.8%(6만 2,002원)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조사한 품목별로 보면 고사리 500g의 경우, 대형마트는 1만원이 넘는데 비해 전통시장은 3,949원으로 6,525원(62.3%)이 저렴하고, 탕국용 쇠고기(한우, 2등급) 600g은 대형마트는 31,288원인데 비해 전통시장은 20,711원으로 10,577원(33.8%)의 가격차를 보이는 등 전체 22개 조사품목 중, 조기(시장 5109원·마트 4968원)를 제외한 21개 품목[조기(부세), 동태포, 황태, 쇠고기(탕국용/양지), 쇠고기(산적용), 돼지고기(전거리/앞다리), 닭고기(생), 고사리, 깐도라지, 숙주, 시금치, 대추, 밤, 곶감, 사과(부사), 배(신고), 단감, 두부, 떡국(가래떡), 유과, 약과, 계란]에서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청과 시장경영진흥원의 조사보고는 고물가로 차례상 보기가 쉽지 않은 설 명절을 앞둔 주부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남다르다. 고물가 시대에 똑똑한 주부의 알뜰 장보기인 '재래시장을 찾으면 보다 저렴하고 알찬 제수용품을 장만할 수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설이 이제 일주일 남짓 다가왔는데 하늘 모르고 장바구니 물가가 엄청 올라 주부들의 시름은 깊어졌다. 잠을 설칠 정도이다. 부부싸움으로까지 이어진다. 이때, 재래시장에서 알뜰소비의 지혜로 가계에 도움이 되시기를 바란다. 재래시장에서의 행복한 장바구니로 인해 만족을 얻으시기를 바란다.
계속적인 한파로 재래시장에서 장보기가 춥다. 하지만 두툼한 양발과 옷으로 무장하고 재래시장을 잘 활용하면 가계 경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기회로 바꿀 수 있다.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재래시장에서 가격 절감 효과로 알뜰한 가계경제에 도움이 되시기를 바란다.
끝으로 필자는 재래시장 사업자에게 주문한다. 재래시장은 분명 대형할인마트보다 쇼핑하기에 춥다. 한파로 인해 주부들이 재래시장에서 긴 시간 쇼핑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열악한 환경에 대해 친절가격으로 극복하기를 바란다. 주부들과 함께 행복을 나누는 설 명절 대목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이민상 객원논설위원·협성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