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적을 취득한 외국인의 수가 10만명을 돌파했다. 인도 출신으로 현재 부산외국어대 부교수로 재직 중인 로이 알록 꾸마르(55)씨가 24일 10만번째 귀화자로 법무부의 허가를 받은 것이다. 1957년 2월 8일 당시 대만 국적을 갖고 있던 손일승씨가 첫 귀화자가 된 이후 54년만의 일이다.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다문화사회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징표라 할 수 있겠다.
귀화자의 수는 최근 들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00년까지만 해도 연평균 34명에 불과했으나 2001년부터 2010년까지는 연평균 9천816명에 달했다. 최근 10년 동안 귀화한 숫자가 전체의 98%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어서 이러한 추세가 바뀌지 않는다면 귀화자 수는 향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확대될 전망이다. 귀화자의 급증은 국제결혼에 따라 결혼 이민자가 크게 늘어난 데다 정부의 동포 포용정책으로 중국 동포의 입국 문호가 확대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귀화자 수의 괄목할 만한 증가를 보며 세심하고 구체적인 다문화사회 정책을 세워 대비할 필요가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귀화자가 아닌 한국 거주 외국인의 숫자만도 125만여명에 이르고 있음을 생각하면 더욱 그러하다.
귀화자들은 나름대로 한국사회에서 적응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 산업체 종사는 물론이고 경찰관 등 공직에도 진출하고 있다. 귀화인들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잘 적응하고 같은 국민으로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좀 더 지원을 늘리고 미흡한 제도는 개선토록 해야할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속에서 경기지역 다문화 사회를 이끌 사단법인 경기다문화사랑연합이 지난해 11월 2일 수원에서 문을 열고 활동을 시작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수원시의회 의장을 맡았던 홍기헌 씨가 이사장을 맡아 의욕적으로 조직을 이끌고 있다. 일본에서 귀화한 이연화씨가 국가대표 회장을 맡아 국가간 구성원들간의 소통에도 앞장서고 있다.
경기다문화사랑연합은 20개 시군구에 네트워크를 구축, 국가와 종교를 초월해 지구촌은 한가족이라는 선진적 다문화 시대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 다문화 가정에 대한 사회적 운동과 도내 34만명에 달하는 다문화 가정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교육상담 및 지원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 부족한 예산이 문제지만 주변에서 후원금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지난 21일 대한노인회 경기도연합회 이존하 회장이 홍기헌 이사장에게 다문화 가족을 돕는데 써달라며 개인성금 1천만원을 기탁해 귀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