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덴만 여명 작전’ 도중 소말리아 해적에게 총상을 입고 오만에서 치료를 받아온 석해균(58) 삼호주얼리호 선장이 29일 밤 서울공항에 도착해 곧바로 수원 아주대병원으로 이송돼 치료에 들어갔다. 석 선장의 귀국은 지난 21일 인도양 해상에서 청해부대의 ‘아덴만 여명 작전’ 도중 해적으로부터 총상을 입은 지 8일 만이다.
아주대병원은 석 선장이 도착하자 수술이 가능한지 살피기 위해 정밀검진에 들어가 수술이 가능한 몸 상태로 확인되면 곧바로 수술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정밀검진에 들어간 병원 측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수혈에 필요한 혈액을 확보하고 정형외과와 신경외과·일반외과·성형외과 등 11개과 의료진 20여명이 석 선장의 몸 상태를 살피며 수술 시기와 치료 방향을 협의하고 있다. 복부 3곳과 왼쪽 팔 등 최소 6곳 이상 총상을 입은 석 선장은 범발성 혈액 응고 이상증(DIC), 패혈증과 함께 중증 외상환자의 70%가 겪게 되는 합병증인 괴사성 근막염이 진행되고 있는 위독한 상태다. 아덴만 구출작전이 성공한 뒤 군 당국은 석 선장이 부상은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며 위독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석 선장 상태는 매우 위독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도 군 당국은 부상이 심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구출작전 홍보에만 열을 올렸지, 정작 ‘아덴만의 영웅’이라고 추켜세웠던 석 선장의 치료에는 무감각한 모습을 보여준 셈이다. 외교부와 국토해양부 공무원, 언론사 기자들은 이미 오만 현지에 도착했는데, 가장 먼저 배려했어야 할 가족과 최우선적으로 보냈어야 할 전문 의료진은 닷새 만에 비행기에 올랐다. 그 사이 석 선장은 먼 이국 땅에서 고독한 사투를 벌여야 했다. 석 선장 상태가 위독하자 이명박 대통령도 27일 청와대 트위터에 “우리 모두 마음을 모아 석해균 선장의 쾌유를 빕시다. 진정한 리더십을 보여준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이 하루 빨리 일어나기를 온 마음으로 기원합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시민들도 안타까운 마음으로 쾌유를 빌고 있다. 위기의 순간에도 침착하게 상황에 대처하며 작전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를 일깨워준 석 선장이다. 그의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이 없었다면 과연 아덴만 구출작전이 성공할 수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진정한 용기는 위기의 순간에 빛을 발한다. 선장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충실히 수행했지만 불의의 총격으로 심각한 부상을 입은 석 선장이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자’라고 했다. 아덴만에서 보여준 지혜와 용기로 훌훌 털고 일어나 강한 영웅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석 선장의 빠른 쾌유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