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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마을이름, 고유지명이 우선돼야

마을 이름은 오랜 세월동안 전승돼 온 무형문화유산이다.

이들 지명은 해당 산천의 형세 때문에 지어진 경우가 있고 그 지역의 위인, 또는 역사적 사건으로 인해 생기기도 했다.

따라서 지명과 함께 마을마다 오래된 전설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이를테면 ‘말무덤’ 같은 지명은 날개 달린 말이 죽어서 묻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지만 사실은 삼국시대나 삼한시대 전투에서 죽은 군사나 민간인들의 합동묘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마을이름 가운데는 다소 민망하거나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지명도 많다. 이는 동서양이 같다.

유럽 오스트리아에는 ‘푸킹fucking’, 프랑스에는 ‘콘돔(condom)’이란 지명이 있다고 들었다.

국내에도 용인시의 유방마을, 전북 순창군 대가리 등 민망스런 지명이 있으며 목소리, 고사리, 고도리, 망치마을, 우동마을, 소주마을, 주정마을, 국수리 등 재미있는 이름도 많다. 그럼에도 지명을 변경하지 않는 것은 선인(先人)들의 역사를 존중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원 광교신도시, 김포 한강신도시 등 새로 조성되는 택지개발지구 내 마을 이름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모양이다.

본보(7일자 1면)에 따르면 입주 예정자들이 지자체가 선정한 마을 명칭을 재선정해 줄 것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을이름은 지자체들이 입주예정자 대상 설문 조사와 지명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선정하고 있다.

특히 지명위원회는 각 지역마다의 지형적 특징, 옛 지명 등을 반영해 선정하고 있다.

하지만 입주자들은 지명이 혐오감을 준다는 등의 이유로 집단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광교신도시의 경우 에듀타운 같은 영어이름이나 별빛·은빛마을, 숲속마을 등 한글이름을 선호하고 있어 고민이 많다고 한다.

김포 한강신도시 역시 고유 지명이 촌스러워 부동산 시세에 영향을 끼친다며 입주예정자들이 지명 변경을 요구하고 있단다.

물론 입주예정자들의 의견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들은 현재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천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지명은 그 순간 사라진다.

따라서 꼭 새로운 마을이름을 짓겠다면 옛 지명을 병기하거나 마을 입구에 옛 지명유래 표석이라도 세워 후대에 전해야 마땅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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