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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첫번째 공연 뮤지컬 ‘연탄길’

이철환 작가
경기도문화의전당, 문화나눔행사…뮤지컬 ‘연탄길’

“오페라를 처음 볼 때 앞으로 쭉 좋아하게 될 지, 아닐 지 갈리게 돼 있어.”

1990년 개봉해 할리우드판 신데렐라 붐을 일으켰던 영화 ‘귀여운 여인’에서 비비안(줄리아 로버츠)을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장에 데리고 가 ‘라 트라비아타’를 보여주면서 에드워드(리차드 기어)가 했던 말이다.

비비안은 처음 경험하는 오페라 공연을 보며 눈물을 흘리며 감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을 처음 접한 사람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지만, ‘첫 경험’이라는 측면에선 어느 것보다 소중하고 놀라운 경험으로 다가오게 된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이 지난 20일 오후 1시, 434명의 사람들에게 이러한 경험을 선사했다.

지금까지 한 번도 공연을 보지 못했거나 접하기 어려운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다문화가정, 이주노동자 등 도내 문화나눔계층을 초청해 공연을 선물하는 ‘내 생애 첫번째 공연’을 통해서다.

경기도문화전당은 문화나눔행사의 첫 공연이라는 점에서 400만명 이상의 독자를 감동시킨 우리 이웃의 가슴 찡한 실제이야기를 다룬 이철환 원작의 뮤지컬 ‘연탄길’을 무대에 올렸다.

뮤지컬 ‘연탄길’은 4개의 에피소드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해 사람들이 살면서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모든 오해와 갈등, 이를 극복하는 그들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고 감동을 자아냈다.

중국집을 운영하는 부부가 가난한 남매에게 베푸는 이웃 사랑, 무능력하지만 가족을 위해 천둥치는 궂은 날 지붕 위에 새는 빗물을 우산을 들고 막아주는 아버지의 사랑, 30년 간 대학 청소부로 일하는 어머니와 그 대학 교수로 있는 딸의 갈등과 화해, 한쪽 눈이 불편한 상태로 태어난 아이를 위해 자신의 눈을 주고자 항상 안대를 하고 다니는 어머니의 사랑, 돈을 빌리러 갔다가 아무 말도 못하고 돌아가는 친구의 주머니에 돈을 넣어 주는 말이 필요없는 우정 등은 초청된 이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시흥에서 아이와 함께 온 정옥선 씨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처음 접하는 뮤지컬을 통해 보게 돼 감동이 배가 됐다”며 “이런 자리에 참석하게 돼 기쁘고, 공연을 접하지 못한 많은 이들이 이러한 경험을 함께 나누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공연 후 진행된 ‘작가와의 만남’에서 이철환 작가는 ‘하나의 달이 천개의 강을 비춘다’라는 제목의 강의를 통해 “자신의 단점과 열등감, 자신의 어두운 점도 자기자신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나의 중심을 너의 중심으로 옮기는 ‘소통’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해 또 다른 감명을 줬다.

 

[인터뷰]  이철환 작가

“희망 노래하는 무대 관객들이 이 길의 주인공”

 

 


“공연을 보러오신 이들이 연탄길의 주인공이고, 나 자신 또한 연탄길의 주인공입니다.”

가난하지만 사람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가 담긴 ‘연탄길’을 쓴 이철환(50) 작가는 뮤지컬 ‘연탄길’을 통해 내 생애 첫번째 공연을 보러 온 이들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작가는 특히 ‘내 생애 첫번째 공연’이라는 말이 가슴에 ‘찡’하게 다가왔다고 한다. 작가의 부모도 처음 봤던 공연이 ‘연탄길’이었기에 ‘동병상련’의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 그의 답변이었다.

그는 ‘연탄길’이란 책을 통해 400만명의 수많은 독자에게 감동과 희망을 줬지만, 정작 본인 자신이 이 책을 통해 가장 많이 위로 받고 희망을 얻었다고 한다.

“연탄길 1~4권까지 내면서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게 됐어요. 책을 내고 전국 강연을 다니는 등 11년 간 앞만 보고 쉼 없이 달려오면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추스르지 못했던 탓이었죠.”

그를 일약 ‘스타’작가로 만들어 줬던 ‘연탄길’ 책이 눈에 보이면 집어던지고, 없애버리고 싶을 정도로 우울증의 증상은 심했고, 무려 3년간 우울증 약을 먹으며 유폐 생활을 했다.

그는 “내 스스로 연탄길이 빛으로 다가온 건지 어둠으로 온건지 아직까지 모르겠다. 그 만큼 (본인을) 힘들게 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그 책이 빛으로 시작해 어둠이 됐다가 다시 빛으로 내게 다가오고 있다”고 전했다.

‘연탄길’은 뮤지컬 보다 영화로 먼저 만들어졌을 지도 모른다. 영화로 만들자는 제의가 3번이나 들어왔지만, 결국 뮤지컬 ‘연탄길’이 먼저 제작됐다.

“영화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 없었어요. 2차적 저장물로 만들어 질 경우 원작보다 못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러던 중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를 보게 됐죠. 진정성 있는 작품이라고 느끼고 있었는데, 이 작품을 제작한 관계자들이 연탄길을 뮤지컬로 만들자고 제의가 들어왔죠.”

그는 현재 무대에 올릴 대본을 집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가족의 따뜻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자장면’(32쪽)을 증보하고 있는 것.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가’라고 물으면 사랑이라 생각하고, 그 사랑의 주체는 사람이죠. 상처는 상처로, 아픔은 아픔으로 극복하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모든 일은 사람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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