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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어쩌나, 이 가여운 생명들을…

구제역과 AI로 인한 피해가 한국 사회 전반에 걸쳐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돼지고기나 쇠고기, 닭고기나 오리고기를 사용하지 않는 식당이 거의 없는 현실에서 영세한 규모의 식당업을 하고 있는 소상인들이 문을 닫거나 업종을 변경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사정에 서민들을 사지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피해를 당한 국민들은 이제 서툰 초기 대응으로 사태를 이 지경에 이르게 한 정부를 탓할 기운도 없어 보인다. 구제역이 장기화 되면서 식재료 공급난으로 시장에서 파는 순댓국도 가격이 대폭 올랐고 그나마 선짓국이나 족발 등은 없어서 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유도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가축 전염병 구제역의 창궐은 국가적 재앙이다. 공무원을 비롯, 많은 사람들이 이로 인해 죽거나 다쳤다. 발생한 지 80여 일만에 전국적으로 350만 마리의 소와 돼지가 살처분 매몰됐다. 이 사태는 농가소득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축산업을 존폐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각한 매몰지 환경오염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 겨울이 지나고 따듯한 날씨가 계속된다면 또 다른 재앙을 불러 올 수 있는 것이다. 초동 대처를 잘못한 후유증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사실 우리는 인간 중심으로 구제역 사태를 파악하고 있다. 이유도 모른 채 이른바 ‘살처분’된 가여운 동물들의 서러운 목숨을 잊고 있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어차피 사람들이 먹기 위해 길러진 ‘식용’ 가축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동물이라고 해서 생명에 대한 애착이 없을까. 독극물 주사를 맞고 죽어 가면서도 새끼에게 젖을 물리는 암소를 보면 그들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존엄한 생명을 가진 존재임을 알 수 있다. 삶에 대한 애착은 다를 바 없다.다행스럽게도 불교사찰들을 비롯한 몇몇 곳에서 영문도 모르고 죽어간 가축들의 한 많은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축혼제(畜魂祭)가 열리고 있다. 지난 10일 속리산 법주사에서 구제역과 조류독감 희생가축 합동위령제를 연데 이어 1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도 살처분 가축의 영혼을 위로하는 위령제를 개최했다. 파주시 탄현면이장단협의회와 양주시도 19일과 20일 가축 축혼제(畜魂祭)를 개최했다. 일부에서는 가축에게 무슨 영혼이 있겠느냐며 비난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영혼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다. 생명의 존엄성에 관한 것이다. 구제역이 하루빨리 종식돼 생명체들이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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