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92주년을 맞는 3.1절에 대해 그 의미를 알지 못하는 초등학생들이 인터넷에 올린 글들이 너무나 어처구니 없어 기성세대를 망연자실케 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인터넷에 3.1절을 모르는 학생들이 과제를 해야한다며 그 의미를 묻는 게시글이 올라왔다고 한다.
최근 한 초등학생이 “삼일절 의미를 모르는데 (이것을 알아가는게) 숙제예요. 알려주세요”라고 썼다. 이에 대해 한 학생이 “(3.1운동 당시) 안중근 의사가 다친 사람들을 치료해주면서 함께 독립운동을 했다”는 댓글을 달았다고 한다. 기발한(?) 내용에 실소를 금치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 책임이 어찌 아이들에게 있으랴. 아이들 역사 교육에 무관심했던 어른 탓일 것이다.
이를 놓고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4학년때까지는 초등학교에서 국사를 안 가르치고 있다”, “국어 영어 수학에 치중하다보니 관심있는 엄마가 아니면 아이들 역사 교육을 놓칠 수밖에 없다”, “선생님들이 국사를 너무 재미없게 가르친다는데 만화로 된 역사책을 읽게 하면 좋겠다”는 등 현실론, 방법론에서 부터, “젊은 엄마들이 잘사는 것만 관심을 두고 역사 교육의 중요성을 못느끼는데 아이들이 알 리가 없다”며 어른들의 역사 의식 부재 비판론까지 나왔다.
지난해 우리 사회는 한일강제병합 100주년을 맞아 1910년 경술국치 당시 일제에 의한 국권 피탈의 치욕을 되새기고 미래를 조망하는 갖가지 행사들을 가졌었다. 강제 동원과 위안부 관련 보상, 조선왕실의궤 등 문화재 반환, 독도 문제와 같이 우리가 굳건한 역사의식을 갖고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한나라당이 고교 교육과정에 한국사를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고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중국의 동북 공정 등 주변국의 역사 왜곡에 맞서 국가 정체성과 우리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키울 수 있도록 ‘역사 교육과정 개발 편찬위원회’를 발족한 것은 늦게나마 다행한 일이다.
어린 초등학생들에게 역사는 배우기 어려운 과목이다. 따라서 학생들이 쉽고 재미있게 역사를 배우게 해야 한다. 그럴려면 머리로 암기하는 역사교육이 아니라 생활속에 함께 하는, 살아있는 교육이 돼야 한다.우리가 역사속에서 무엇을 얻고, 잃었는지에 대한 자각이 없다면 미래도 없다. 한국민은 국내라는 좁은 울타리에서 아시아로,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우리는 상품뿐만 아니라 우리의 문화, 한국민이 보전해온 보편적 가치까지 수출하고 있다. 청소년들에 대한 역사 교육이 날이 갈수록 중요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